또 몇 주를 기다려야 할까. 배우 천정명이 ‘진짜 사나이’에 합류했지만, 부상으로 자대 배치를 받지 못하며 잠시 안녕을 고했다. 기대했던대로 입소 첫 날부터 흥미로운 군 적응기를 보여준 ‘고조 할아버지 군번’ 천정명을 향한 기다림이 시작됐다.
천정명은 지난 23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에서 현역 시절 자신이 복무했던 필승 부대 신병교육대대에 입소했다. 악마 조교로 불릴 정도로 엄격했던 군생활을 했던 그는 입소 순간부터 얼어붙었다. 군대란 곳은 두 번 간다고 해서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쉬운’ 곳이 아니었다.
일단 웃음기를 지우라는 ‘불꽃 조교’에게 호되게 지적을 당했다. 이 부대에서 복무했던 그는 까마득한 후배 조교의 엄명에 당황했다. 복잡하고 미묘한 감정에 미소를 짓는 것으로 대신했던 까닭에 웃지 말라는 조교의 한 마디는 천정명과 안방극장을 긴장하게 했다. 새파랗게 어린 조교의 엄명에 살짝 일그러지는 천정명의 표정은 솔직해서 인간적으로 다가왔다.

물론 시간이 지날수록 과거의 기억이 살아났다. 동기들에게 기본 제식을 가르치고, 군생활 정보를 알려주며, 엄숙한 분위기를 살피는 조교의 발소리만 듣고도 파악했다. 덕분에 천정명이 속한 16 생활관은 평화가 찾아왔다. ‘불꽃 조교’라는 별명을 가진 조교의 호통도 줄어들었다. 더욱이 어린 동기들이 부모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헤아리며 따스하게 감싸기도 했다.
스스로도 어린 조교의 호통에 “내가 고조 할아버지 군번인데...”라고 말할 정도로 군인과 사회인 경계에 있는 천정명을 보는 재미가 상당했다. 정신 무장을 하고 싶어서 입대를 했다는 천정명은 누구보다도 열심히 했다. 조교 출신이라는 압박감에 뭐든지 잘하려고 노력했고, 당황스러운 군생활에도 침착하게 책임을 다했다. 부상 당한 팔에 하고 있던 깁스도 풀면서 기본 제식 교육을 받았다. 딱 봐도 불편하게 보이는 팔 상태에도 동기들을 교육까지 했다.
필승부대를 주름잡던 악마 조교의 귀환은 막강했다. 어리바리할 때도 있지만 순간순간 튀어나오는 과거의 각이 잡혀 있는 군생활 경험은 여러모로 색다른 신병 천정명을 마주하게 했다. 이날 보여준 천정명의 노련한 군생활은 앞으로의 군체험을 더욱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가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완벽한 군인으로 거듭나 특급전사의 지위를 노릴 것이 분명하기 때문. 에이스 병사였던 장혁과 류수영이 하차한 빈자리를 천정명이 채울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팔 부상으로 자대 배치를 받지 못했다는 것. 이미 다른 선임들과 동기들이 맹호부대 전차대대에 입소한 가운데 천정명은 영화 촬영 연습을 하다가 다친 팔로 인해 6주가량 깁스를 하고 있어야 했다. 결국 신병교육을 받던 중 퇴소했다. 그는 퇴소하면서 “다음 부대에서는 더욱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진짜 사나이’는 한 부대에서 촬영을 하면 보통 4주가 방송된다. 앞으로 최소 4주간은 천정명을 기다려야 하는 아쉬운 상황을 마주하게 됐다. 원래 기다림이 길어지면 반가움은 더욱 배가 되는 법이다.
한편 스타들의 군체험을 다루는 ‘진짜사나이’는 김수로·서경석·샘 해밍턴·제국의 아이들 박형식·천정명·박건형·케이윌·헨리가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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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