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영상을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은 다르빗슈 유(28, 텍사스)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목 통증이다. 일정이 애매하게 꼬인 탓에 개막전 선발 등판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르빗슈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예정됐던 마이너리그 등판이 취소됐다. 당초 100개 가까운 투구수를 소화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릴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러운 목 통증이 발목을 잡았다. 다르빗슈는 당시 이에 대해 “이틀 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목에 통증이 생겼다”라고 설명했다. 잠자리에서의 잘못된 습관으로 투구에 지장이 있을 만한 담 증세가 왔다는 것이었다.
크게 번질 부상은 아니다. 다르빗슈도 “2~3일 정도 휴식을 취하면 나아질 것”이라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다르빗슈에게는 시간이 그리 많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게 문제다. 다르빗슈는 4월 1일 필라델피아와의 올 시즌 팀 개막전에 등판이 예정되어 있다. 개막전을 앞두고 충분히 몸을 풀 만한 시간이 부족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드는 것은 당연하다.

일정은 넉넉하지 않은 편이다. 다르빗슈는 오는 27일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시범경기에 등판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기는 개막을 5일 앞두고 열리는 경기이자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마지막 날 벌어지는 경기다. 다르빗슈로서도 마지막 리허설이라는 뜻이다. 이 경기에서 다르빗슈가 정상 투구수를 소화하지 못할 경우 개막전 선발 등판이 부담스러워질 수 있다. 텍사스로서는 좋지 않은 시나리오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텍사스 담당기자 T.R 설리번은 “텍사스 관계자에 의하면 다르빗슈의 목 통증은 호전되고 있다. 하지만 텍사스는 그가 애리조나를 떠나기 전 등판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설리번은 “다르빗슈는 여전히 개막전 선발 등판이 예정되어 있지만 그가 그 전에 몇 개의 공을 던지고 들어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론 워싱턴 감독도 신중한 자세를 드러내고 있다. 워싱턴 감독은 "회복 속도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만약 그가 개막전에 나서지 못할 경우 우리는 긴급 계획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그 가능성을 언급하고 싶지 않다"며 일단 상황을 지켜볼 뜻을 밝혔다.
설리번에 의하면 텍사스는 ‘플랜B’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르빗슈가 27일 경기에 나서지 못할 때를 대비한 계획이다. 이 경우 다르빗슈는 추가 불펜 투구를 하거나 오는 29일과 30일에 걸쳐 샌안토니오에서 열릴 휴스턴과의 연습경기에 불펜으로 나서 컨디션을 점검하는 시나리오다. 다만 개막전이 코 앞인 만큼 많은 이닝은 던질 수 없다. 기껏해봐야 1~2이닝을 공산이 크다.
결국 27일에 등판해 100개 가까운 공을 던지는 정상 일정이 가장 깔끔한 방법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다르빗슈가 목 통증을 깨끗하게 씻어내고 애리조나에서 마지막 점검 무대를 가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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