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ERA 1위‘ LG 마운드, 2014도 최강?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3.24 06: 15

지난해 철벽 마운드를 재현할 것인가.
LG 마운드가 23일 끝난 시범경기서 평균자책점 4.11을 마크, 한화와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를 마크했다.
먼저 선발진에선 우규민이 평균자책점 1.00, 코리 리오단이 2.45로 2014시즌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선발진 후보인 김선우 또한 3.60으로 시범경기를 통해 부활 가능성을 알렸다. 엔트리 싸움이 치열한 불펜진에선 신승현과 윤지웅이 무실점으로 0, 정찬헌이 2.08로 불펜 포화를 예고했다. 향후 LG 선발진을 이끌 것으로 기대 받는 신예 임정우와 신인 임지섭 또한 1.80, 1.69로 활약했다.

물론 시범경기일 뿐이다. 시범경기의 호투가 페넌트레이스로 100% 이어진다고 볼 수 없다. 반대로 시범경기 부진이 페넌트레이스에서 반복되지도 않는다. 그러나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를 돌아보면, LG 마운드가 양적인 성장은 물론, 질적으로도 향상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단 많은 투수들이 스프링캠프에서 기량 발전을 위한 변화를 꾀했다. 지난해 리그 최고 마운드를 구축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마무리투수 봉중근은 좌타자에게 우위를 점하기 위해 슬라이더를 준비했다. 류제국은 효율적으로 아웃카운트를 잡아가려고 패스트볼 계열의 공을 가다듬었으며, 정찬헌과 임정우는 체인지업을 연마했다. 우규민은 순간적으로 팔의 각도를 바꾸며 상대 타자를 당황시키려 한다.  
그리고 시범경기에선 각자 다른 전략을 세웠다. 봉중근은 철저하게 변화구를 숨겼다. 봉중근은 시범경기에 앞서 “직구만 던지려 한다. 슬라이더를 미리 보여주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했고, 정말로 직구만 주구장창 던졌다. 정찬헌과 임정우도 체인지업의 비중이 크지 않았다. 반면 류제국은 적극적으로 패스트볼 계열의 공을 구사했다. 리그 최고 수준의 체인지업과 커브를 지니고 있음에도 시범경기에선 패턴이 단조로웠다. 류제국과 달리 우규민은 실전모드를 방불케 하듯, 여러 가지 구종을 두루 구사했다. 각자 다른 방식으로 개막전에 페이스를 맞추고 있는 것이다.
시범경기 평균자책점 ‘제로’를 찍은 뉴 패이스 사이드암 투수 신승현과 좌투수 윤지웅도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승현은 지난해 빅딜로 KIA 유니폼을 입고 곧바로 팀의 필승조로 활약했다. 그리고 시범경기에선 KIA서 한창 좋았을 때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 140km 초중반대의 패스트볼이 격렬한 무브먼트와 함께 포수 미트에 꽂혔다. 2013시즌 LG 불펜에는 확실한 사이드암 투수가 없었다. 우규민과 신정락은 선발진에 합류했고, 김선규가 100% 컨디션을 시즌 내내 유지하지 못하며 1군과 2군을 오갔다. 때문에 중요한 경기마다 우규민이 불펜진에서도 모습을 드러내곤 했었다. 신승현이 지금의 페이스를 유지하면, LG 불펜진은 우타자에게 더 강해진다.
지난 2년 동안 경찰청에서 퓨처스리그 정상급 투수로 활약한 윤지웅도 기대해볼만 하다. LG 강상수 투수코치는 윤지웅을 두고 “스프링캠프부터 윤지웅의 확실한 자리를 찾기 위해 여러 가지 테스트를 해봤다. 선발도 시켜보고 불펜에서 기용도 했었다. 그런데 둘 다 괜찮았다. 팀에 가장 도움이 되는 자리에 투입시킬 생각이다”고 밝힌 바 있다. 일단 올 시즌은 불펜서 활약할 확률이 높다. 윤지웅으로 인해 지난 2년 동안 류택현과 이상열이 짊어지고 있던 부담을 덜 수 있게 됐다.  
여기에 특급 외국인 투수가 들어오면, 화룡정점을 찍는다. 김기태 감독은 새 외국인 선발투수의 윤곽이 들어날 시기를 개막전 전후로 보고 있다. 빠르면 4월 중순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간다. 스카우트가 애리조나와 플로리다를 오가며 메이저리그 시범경기를 지켜본 가운데, LG는 레다메스 리즈에게 투자했던 돈을 그대로 새 외국인 선수에게 올인하려 한다. LG는 오는 29일 잠실서 두산과 개막 2연전을 치르고, 4월 1일부터 3일까지 SK와 주중 3연전에 임하고 난 후 4일 동안 경기가 없다. 계획대로 새 외국인 선발투수가 합류하면, 리즈의 공백은 로테이션이 한두 번 도는 정도에서 그친다.
지금껏 국내 팀이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를 관찰하고 25인 로스터에서 제외된 선수를 집중해서 노린 경우는 없었다. 보통은 지난해 성적, 혹은 윈터리그의 모습을 기준으로 삼아 외국인 선수를 뽑고, 스프링캠프에 합류시켰었다. 전례가 없는 일인 만큼, 긍정적인 부분과 불안요소가 공존한다. 일단 메이저리그 스프링트레이닝에서 치열한 엔트리 경쟁을 벌였기 때문에 컨디션은 좋다. 투구수나 등판 간격 등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야구에 대한 적응기간이 부족한 상태로 시즌에 들어간다. 적응기는 기껏해야 퓨처스리그서 1, 2경기 나오는 정도다. 어느 정도의 시행착오는 피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2014시즌은 각 팀의 전력만큼이나 마운드도 춘추전국시대다. 지난해 포스트시즌 진출 팀만 봐도 그렇다. 삼성은 절대 마무리 오승환이 일본으로 떠났다. 두산은 시범경기서 불펜진이 작년의 악몽을 되풀이했다. 넥센 선발진은 브랜든 나이트와 앤디 밴 헤켄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 4강에 들지 못한 팀 중 롯데가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는데, 아직 불펜진 교통정리가 안 됐다. LG가 새 외국인 투수로 리즈의 공백을 완벽히 메우고, 뉴 패이스들이 활약하면, 2년 연속 최강 마운드를 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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