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계약 여부를 놓고 줄다리기를 벌여왔던 맥스 슈어저(30, 디트로이트)가 결국 소속팀과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그런데 양쪽의 주장이 달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디트로이트는 슈어저에게, 슈어저 측은 디트로이트에게 협상 결렬의 공을 떠넘겼다.
디트로이트 구단은 23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디트로이트는 슈어저에게 역대 투수 최고액급의 연장계약안을 제시했으나 거절당했다”라고 발표했다. 디트로이트는 “구단은 2014년 이후에도 슈어저가 디트로이트 유니폼을 입을 수 있도록 계약을 연장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라고 강조했으나 시즌 전 연장계약을 맺겠다는 그간의 계획은 후퇴가 불가피해졌다.
슈어저는 일찌감치 “시즌에 들어가서는 연장계약에 대해 논의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어왔다. 표면적으로는 시즌에 집중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했다. 그러나 계약을 맺지 못하면 시즌이 끝난 뒤 곧바로 FA시장에 나갈 수도 있다는 엄포로 해석해도 큰 무리는 없었다. 디트로이트도 이런 상황에서 신중하게 계산기를 두드렸으나 양쪽의 생각은 달랐다.

그러나 이에 대해 슈어저의 에이전트인 스캇 보라스는 ‘ESPN’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반대의 이야기를 내놨다. 슈어저가 ‘역대 투수 최고액급’을 요구했고 오히려 디트로이트가 이 제안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이어 보라스는 “슈어저는 디트로이트라는 도시, 팬, 그리고 동료들 사이에서 매우 행복하다”라면서 “우리는 시즌 막판 디트로이트와 다시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쪽 모두 여지를 남겨둔 것은 공통적이다.
이처럼 양쪽의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협상 테이블에 오고 간 금액이 얼마인지는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단지 ‘역대 투수 최고액급’이라는 발표가 힌트가 될 뿐이다. 이에 대해 미 스포츠전문채널인 ‘ESPN’은 “팀 동료 저스틴 벌랜더가 지난해 봄 맺은 연장계약을 약간 밑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벌랜더는 지난해 팀과 7년간 1억80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맺었다.
벌랜더의 계약을 단순히 연간으로 환산하면 1년간 2570만 달러 규모다. ‘ESPN’은 이를 참고로 해 어느 쪽의 주장이 옳든 최소 연간 2400만 달러의 금액을 주고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했다. 이 연간 금액 자체도 클레이튼 커쇼(LA 다저스, 3070만 달러), 벌랜더, 펠릭스 에르난데스(시애틀, 2500만 달러), 잭 그레인키(LA 다저스, 2450만 달러), C.C 사바시아(뉴욕 양키스, 2440만 달러), 클리프 리(필라델피아, 2400만 달러), 콜 해멀스(필라델피아, 2400만 달러)에 이은 역대 최고액 8위급 규모다.
슈어저는 지난해 32경기에서 선발로 나가 21승3패 평균자책점 2.90을 기록하며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거머쥐었다. 아직 서른 남짓한 나이라 2015년 FA 시장에서 단연 투수 최대어로 손꼽힌다. 진실에 대한 궁금증을 남긴 슈어저의 계약건은 시즌 막판 다시 메이저리그를 뜨겁게 할 전망이다.
skullboy@osen.co.kr
ⓒ AFPBBNews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