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에서 나타난 두산의 ‘지지 않는 야구’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3.24 06: 10

두산 베어스는 23일 끝난 시범경기에서 4승 5무 2패를 기록했다. 승률 .667로 유일한 6할대 승률을 찍은 두산은 시범경기 1위를 차지했다.
시범경기 성적이 정규시즌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지만, 1위가 기분 나쁠 이유는 없다. 그만큼 팀의 전력을 시험해보면서도 승리해야 할 상황에서는 다른 팀에 비해 많은 승리를 가져온 것이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바라볼 일이다.
다만 따져봐야 할 것은 4승 2패를 거두는 동안 무승부가 5번 있었다는 점이다. 9이닝만 진행되는 시범경기의 특성을 감안했을 때, 정규시즌에서 이와 같은 경기를 했다면 두산은 11경기에서 5번의 연장을 치렀을 것이다. 100경기 이상을 소화해야 하는 장기레이스에서 이처럼 연장전이 잦은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박빙에서도 승리를 위해 타이트한 경기 운영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이 시범경기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일이 아니기도 하다. 9회까지 상대와 득점이 같았던 것이 5번 있었지만, 정규시즌처럼 경기를 운영했다면 횟수는 줄었을 것이다.
5번의 무승부에서 긍정적인 면을 찾자면 ‘지지 않는 야구’를 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두산은 앞서는 경기에서 실점해 비긴 것이 아니라 패배가 가까워진 흐름에서 포기하지 않고 점수를 뽑아 무승부를 이뤘다. 무승부로 끝난 5경기에서 두산은 7회 이후 11점을 얻고 5점을 내줬다. 역전승까지 가지는 못했다 하더라도 패할 경기를 무승부로 바꾼 것은 충분히 긍정적이다.
이 기록은 아직까지 불펜이 완전한 상태가 아닌 상황에서 나온 기록이라는 점에서 더욱 희망적이다. 두산이 앞서는 흐름에서 동점을 허용해 무승부가 된 것은 21일 잠실 한화전이 전부였는데, 당시 두산은 9회초에 대타 펠릭스 피에에게 동점 투런홈런을 맞아 4-4로 비겼다.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닌 이용찬이 이전 2경기에서 연투한 탓에 나서지 못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반면 나머지 4번의 무승부에서는 두산 타선이 상대 불펜 필승조를 공략하며 경기를 동점으로 끌고 갔다. 일반적으로 시범경기에서는 중반 이후 백업 선수를 고르게 투입하는 경우가 많은데, 두 팀을 꾸려도 될 정도라도 말할 만큼 선수층이 두꺼운 두산은 6회 이후에도 주전 라인업과 다를 바 없는 타선으로 상대 마운드를 두들기는 뒷심을 발휘했다.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5번의 동점 승부는 두산 입장에서 정규시즌 연장전에 대한 걱정보다는 희망적인 내용을 더 많이 담고 있다. 두산은 이미 탄탄한 야수층과 점차 개선될 불펜을 앞세워 정규시즌에도 지지 않는 야구를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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