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 직전' 매팅리, 푸이그 길들이기 시작?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3.24 13: 00

당근과 채찍으로 야생마를 조련해왔던 돈 매팅리 LA 다저스 감독이 언짢은 심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팀 외야수 야시엘 푸이그(24)에 대해서다. 스윙 이후 부상에 대한 지적인데 매팅리 감독도 인내심과 싸우고 있는 듯한 모습이다. 비단 스윙 뿐만 아니라 최근 전반적인 푸이그의 행실에 대한 실망감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푸이그는 22일과 23일 호주 시드니 크리켓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호주 개막전 2연전에 모두 선발 우익수로 뛰었다. 22일 첫 경기에서는 5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부진했으나 23일 두 번째 경기에서는 5타수 3안타 2타점의 좋은 활약을 선보이며 다저스 공격을 이끌었다. 그러나 경기 후 매팅리 감독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주루 플레이 때문은 아니었다. 푸이그는 이날 3회와 6회 두 차례의 주루 미스를 보이며 공격의 흐름을 끊었다. 하지만 매팅리 감독이 화가 난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삼진을 당한 푸이그는 너무 무리하게 배트를 돌린 탓에 등쪽에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푸이그는 9회 수비 때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다.

푸이그는 전날(22일) 경기 후에도 약간의 어깨 통증이 있었다. 역시 삼진을 당한 이후 통증이 밀려왔다. 매팅리 감독도 이에 대해 한탄했다. 매팅리 감독은 23일 경기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매팅리 감독은 “어제는 어깨, 오늘은 등이다”라고 푸이그의 부상에 대해 언급하면서 “월요일에는 MRI를, 화요일에는 뼈를 진찰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정말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아마 아무 것도 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고 냉소 섞인 시선을 드러냈다.
매팅리 감독은 지난해 푸이그를 감싸 안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시즌 초반 다저스가 한창 부진해 푸이그 콜업에 대한 여론이 빗발칠 때도 마이너리그에서 좀 더 수업을 받아야 한다며 난색을 표했던 그다. 몇몇 돌출 행위도 크게 나무라지 않았다. 상대와 시비가 붙을 때도, 수비에서 실수를 할 때도, 주루에서 문제를 드러낼 때도 원론적인 지적만 할 뿐 이번처럼 언론에 불만을 대놓고 토로한 적은 거의 없었다.
푸이그의 경기는 호쾌하다. 맞으면 크게 뻗어나가고 송구는 총알같다. 힘이 넘친다. 신이 난 푸이그를 막을 수 있는 자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그 넘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해 부상과 해프닝도 발생하고 있다. 매팅리 감독의 한숨에는 이 재능 넘치는 선수가 더 큰 선수로 성장하지 못할까봐 걱정하는 시선도 섞여 있다. 매팅리 감독으로서는 푸이그가 좀 더 절제된 모습으로 앞으로의 경력을 이어가길 바라는 것은 당연하다. 이번 부상이 큰 것은 아니지만 푸이그가 매팅리 감독의 따끔한 질책으로 달라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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