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 강등’ 임창용, 삼성 복귀 가능성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3.24 06: 20

메이저리그(MLB)에서 마지막 불꽃을 태워보려던 임창용(38, 시카고 컵스)의 꿈이 시즌 전부터 암초를 만났다. 시카고 컵스의 MLB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탈락했다. 임창용의 향후 행보에 비상한 관심이 모이고 있는 가운데 어느 쪽이든 그리 순탄한 길은 아닐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시카고 컵스는 23일(이하 한국시간) 임창용의 스프링캠프 명단 탈락 소식을 전했다. 한 차례의 로스터 정비 과정에서 살아남았던 임창용은 결국 메이저리그 개막 로스터 진입의 꿈이 사실상 무산됐다. 겨우 내내 이 꿈 하나만을 좇아 땀을 흘렸던 임창용으로서는 허무한 결과다. 논텐더 방출의 아픔을 딛고 또 한 번의 도전을 선택한 임창용이었지만 스프링캠프 초청선수라는 불안한 계약 신분은 끝까지 임창용을 괴롭혔다.
몸 상태는 좋았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강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한 것이 결과적으로 패착이 됐다. 임창용은 올해 시범경기에서 4경기에 등판, 4이닝 동안 2피안타(1피홈런) 2볼넷 3탈삼진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기복이 심했다는 것이 아쉬웠다. 좋은 날은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내기도 했지만 그렇지 않은 날은 고전하는 면이 있었다. 결국 예정된 등판이 1~2차례 밀리더니 탈락 통지서가 떨어졌다.

임창용의 목표는 한결같이 미국에서의 성공이었다. 한 때 흘러나왔던 국내 복귀설에도 고개를 저은 이유였다. 그러나 MLB가 아닌, 마이너리그 생활에 자신을 내던진 건 아니었다. 아직 젊은 나이라면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나가도 되지만 임창용의 사정은 그렇지 않다. 이제 뛴 날보다 뛸 날이 적은 상황에서 더 이상 지체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컵스에서 자리가 없다면 다른 행선지를 물색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 때문이다.
일단 컵스에서 자리를 차지하기는 어려워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선이다. 컵스의 중간계투 경쟁이 만만치 않고 후지카와 등 돌아올 전력도 있어 임창용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좁다. 향후 승격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마이너리그 생활이 꽤 길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임창용은 이 시나리오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결국 다른 팀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어느 쪽이든 만만치 않은 게 문제다.
컵스는 2012년 말 임창용과 2년 계약을 맺었다. 아직 임창용에 대한 소유권은 컵스에 있다. 올 시즌을 끝나야 자유롭게 팀을 옮길 수 있다. 결국 컵스가 소유권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임창용은 팀을 떠날 수 없다. 트레이드라는 방법도 있으나 현실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 컵스의 스프링캠프에서 탈락한 38살의 노장 투수에게 큰 관심을 가질 만한 팀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국 내 이적은 쉽지 않은 면이 있다. 그래서 한국 무대 복귀가 가장 유력하면서도 편안한 길이다. 하지만 역시 컵스의 의중이 발목을 잡는다. 임창용은 2012년 말 컵스와 2년간 500만 달러의 스플릿 계약을 맺었다. 메이저리그에서 뛴 기간이 짧아 이 연봉을 모두 부담하지는 않았지만 임창용의 연봉은 마이너리그에서 고액으로 알려졌다. 이 투자 금액을 상당수 회수하는 이적료를 제시하는 팀이 있어야 테이블에 앉을 공산이 크다.
국내에서 임창용의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삼성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삼성은 오승환의 일본 진출로 불펜이 약해졌다. 여전히 몸 상태가 좋은 임창용에 눈독을 들일 만하다. 다만 삼성도 손익 계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임창용이 국내로 복귀할 경우 신분상 삼성으로 돌아와야 한다. 한 야구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1년이 지나면 삼성은 임창용을 이적료 없이 영입할 수 있다”라면서 삼성이 컵스가 원하는 이적료를 모두 지불할 의향이 있을지는 미지수로 봤다.
일본 등 타 리그 이적 등 여러 가지 방안도 있지만 현실 가능성은 역시 낮은 것으로 보인다. 항상 도전이라는 단어와 익숙한 임창용이었지만 이번 도전은 여러 가지 정황과 계약 관계상 가시밭길이 될 전망이다. 임창용의 향후 움직임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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