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 A+’ 외국인 타자, 시범경기 성적표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3.24 07: 11

큰 화제를 불러 모았던 외국인 타자들의 시범경기 성적표가 나왔다. 아직 정규시즌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에서 성적 자체에 큰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다만 ‘과정’이라는 점에서 참고할 점은 있어 보인다. 성적표는 등급이 엇갈린 가운데 정규시즌 때는 달라질 결과가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2014년 프로야구 시범경기는 ‘타고투저’라는 단어로 압축된다. 지난해에 비해 타격 지표가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팀 타율은 2할6푼4리로 지난해(.248)보다 1푼6리나 높았고 이 대치점에 있는 평균자책점은 3.48에서 4.83까지 치솟았다. 홈런이 경기당 0.8개에서 1.7개(총 86개)로 늘어나는 와중에 경기당 실점은 7.5점에서 10.2점으로 높아졌다. 요약하면 화끈한 타격쇼가 벌어졌다.
보통 시범경기는 투수들이 강세를 보이는 시기라고 불린다. 아무래도 타자들은 투수들의 빠른 공이 눈에 덜 들어왔을 시기다. 투수들이 겨우 내내 가다듬는 신구종도 낯설다. 이런 환경에서도 타자들이 힘을 냈다는 것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각 팀에 외국인 타자가 한 명씩 합류함에 따라 전반적인 타선의 짜임새가 배가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 중심에 있는 외국인 타자들의 성적은 어땠을까. 성적표는 엇갈렸다. 가장 도드라지는 활약을 한 선수는 펠릭스 피에(한화)였다. 부상으로 시범경기 출발이 늦었음에도 맹타를 휘둘렀다. 10경기에서 타율 4할1푼9리, 4홈런, 8타점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OPS(출루율+장타율)는 무려 1.308이었다. 상대적으로 거포 스타일은 아닌 선수로 평가됐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4개의 홈런을 날리며 시범경기 공동 홈런왕에 올랐다.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 뒤를 이은 선수들은 에릭 테임즈(NC)와 루크 스캇(SK)이었다. 테임즈는 10경기에서 타율 3할6푼7리, 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OPS는 1.057로 수준급이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135홈런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스캇은 타율에 비해 출루율이 높았고 일발장타력도 건재함을 과시해 기대를 높였다. 11경기에서 타율은 2할6푼7리로 다소 낮았지만 출루율은 4할2푼5리로 높았다. 2개의 홈런, 8개의 타점을 수확했는데 타점은 피에와 함께 공동 선두였다.
내야수지만 연습경기 때부터 만만치 않은 장타력을 선보였던 야마이코 나바로(삼성)는 7경기에서 타율 3할1푼6리, 1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이 네 명의 선수가 나름대로 좋은 수치를 낸 선수들이었다. 그 외의 선수들은 부상 및 부진에 발목이 잡히며 다소간 아쉬움을 남겼다.
루이스 히메네스(롯데)는 3경기에서 타율 1할2푼5리, 1홈런, 4타점을 기록한 뒤 햄스트링 부상으로 낙마했다. 개막 합류가 어려워졌다. 스캇과 더불어 가장 뛰어난 경력을 가지고 있는 호르헤 칸투(두산)도 4경기에서 타율 3할을 기록했으나 역시 부상으로 시범경기 막판 일정을 건너 뛰는 경우가 많았다. 아예 부상을 안고 시작한 비니 로티노(넥센) 역시 7경기에서 타율 1할6푼7리에 그쳤다. 장타는 없었다.
조쉬 벨(LG)은 수비력에서 인정을 받았으나 방망이는 덜 올라왔다는 평가였다. 9경기에서 타율 1할6푼, 1홈런, 4타점의 기록이었다. KIA 타선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브렛 필은 꾸준한 기회에도 불구하고 10경기에서 타율이 1할2푼1리에 그치며 우려를 샀다. 다만 누차 반복하듯 정규시즌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 시범경기 성적이 좋았던 선수들이 그 기세를 이어갈지, 아니면 부진했던 선수들이 보란 듯이 반등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