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5선발과 좌익수 적임자는 찾았을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3.24 07: 20

롯데 자이언츠가 시범경기를 통해 얻은 것은 무엇일까.
롯데는 23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벌어진 시범경기 한화전을 끝으로 시범경기 일정을 모두 마쳤다. 최종 성적은 4승 1무 6패, 막판 4연패를 당하면서 최하위로 떨어졌다. 시범경기 성적과 정규시즌 성적 사이에 유의미한 상관관계는 없지만, 여전히 롯데는 숙제를 안고 있다는 게 드러났다.
롯데는 주요 선수들의 군 제대와 FA 영입으로 알찬 전력보강을 했다. 스프링캠프에 돌입하기 전까지 남은 과제는 5선발 찾기, 그리고 좌익수와 톱타자 찾기였다. 시범경기를 통해 롯데는 최종적으로 점검을 했는데, 5선발과 톱타자 윤곽이 쉽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5선발 후보들이 잇따라 부진하면서 김시진 감독 고민은 깊어지게 됐다. 이번 시범경기에서 롯데 팀 평균자책점은 6.09로 최하위를 기록할 정도로 투수들이 부진했다. 9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6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그렇기 때문에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선수를 꼽는 게 쉽지만은 않다.
시범경기에 들어가기 직전, 김시진 감독은 "5선발 후보는 김사율과 배장호 두 명중에 한 명을 쓰겠다"고 공언했다. 김사율은 3경기에 나와서 2패 13⅓이닝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했고 배장호는 2경기 7이닝 평균자책점 7.71에 그쳤다. 5선발 예비 후보였던 심수창도 5경기 1승 9이닝 평균자책점 7.00을 기록했다. 3명 모두 막판 대량실점을 하면서 평균자책점이 폭등했다.
경기와 이닝이 적기 때문에 평균자책점만 놓고 이들의 성과를 판단하는 건 무리가 있다. 중요한 것은 경기 운용능력과 구위다. 김사율은 작년 선발로 활약한 경험을 앞세워 생존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양한 구종을 가졌고 제구력도 수준급이라는 평이다. 구위로 억누르는 유형이 아니라 간혹 소극적인 승부를 하는데 이 때문에 투구수가 많다는 지적을 받는다. 반면 배장호는 타자들과 과감하게 승부를 한다. 때로는 이것이 지나쳐 집중타를 허용하기도 하는데, 22일 한화전(3이닝 3실점)이 그랬다.
롯데에게 다행인 점이라면 일정 덕분에 5선발을 결정하는 건 시간에 여유가 있다는 사실이다. 개막 2연전 이후 3연전을 쉬는데, 4월 4일 삼성과 3연전부터 본격적인 정규시즌 레이스가 시작된다. 5선발이 필요한 시점은 뒤로 밀리게 되는데 그 사이 적임자를 찾으면 된다.
외야 교통정리도 과제다. 좌익수 후보군 가운데는 이승화가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11경기에 출장, 타율 2할8푼9리(38타수 11안타)를 기록했다. 특히 이승화는 롯데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42번 타석에 들어가 주전 자리를 어느정도 굳혔음을 암시했다. 경쟁을 벌였던 김문호(11경기 타율 .219), 김대우(10경기 타율 .263)는 시범경기에서 컨디션이 다소 떨어졌다.
일단 개막전은 이승화가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어디로 출전하느냐다. 원래는 좌익수로 나서야 하지만, 시범경기 막판 김시진 감독은 이승화와 전준우의 자리를 맞바꾸는 걸 수차례 실험했다.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전준우의 수비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이승화가 중견수로 들어가는 것도 고려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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