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개막전 유격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후보는 문규현(31)과 신본기(25)다. 과연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선수는 누가 될것인가.
문규현과 신본기 모두 타격보다는 수비가 돋보이는 선수다. 비록 시범경기지만 두 명 모두 타격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문규현은 11경기에 출전, 타율 3할3푼3리(21타수 7안타) 3타점을 올렸다. 특히 안타 7개 가운데 3개가 2루타일 정도로 장타력이 좋아졌다. 밀어치는 능력이 좋아져서 우중간을 가르는 타구를 곧잘 날린다. 신본기도 11경기에 나서 타율 2할6푼3리(19타수 5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통산 타율(.205)을 크게 웃돈다.
유격수 자리는 타격보다는 수비가 중요하다. 수비를 중요시하는 김시진 감독 스타일을 봤을 때 더욱 그렇다. 때문에 타격 성적보다는 수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줬는지가 중요하다. 일단 눈에 보이는 실책은 신본기가 2개, 문규현이 1개를 기록했다. 시범경기 공수 성적만 놓고 본다면 문규현이 좀 더 앞서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문규현은 "올해는 무조건 열심히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2011년과 2012년 롯데 주전 유격수로 활약했던 문규현은 지난해 자존심에 성처를 입었다. 후배 신본기에게 밀리면서 79경기에 출전, 타율 2할3푼8리를 기록했다. 경기 출전수는 적지 않았지만, 교체출장하는 경기가 많아서 타수는 101타석에 그쳤다. 문규현은 "올해는 작년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연말 문규현은 화촉을 올린다. 그는 "이제 가장이 되는데 올해가 야구인생에서 정말 중요하다. 이렇게 열심히 시즌을 준비한 적이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훈련을 했다"며 말했다. 특히 문규현은 "감독님이 수비를 중시하시고 유격수라는 자리가 수비가 중요하다. 거기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박흥식 타격코치도 "작년에는 왜 그랬는지 (부진했는지) 모르겠다. 올해는 훈련부터 정말 열심히 소화했다"고 그의 노력을 전했다.
신본기 역시 절박하기는 마찬가지다. "올해 제대로 야구를 하지 못하면 기다리고 있는 건 군대"라며 각오를 불태운다. 그렇지만 신본기는 캠프 때부터 시범경기까지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애를 먹었다. 그는 "마음이 급해서 그런지 마음 먹은대로 야구가 되지 않았다. 빨리 페이스를 찾아야 하는데 고민"이라고 했다.
대학시절 신본기는 공격력이 돋보이는 유격수였다. 그렇지만 프로에 와서는 공격보다는 수비에 강점을 가진 선수가 됐다. 신본기는 "수비형 선수라는 이미지 자체가 내게는 좋은 게 아니다. 올해는 타격 쪽에서도 준비를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작년 롯데 개막전 선발 유격수는 박기혁이었다. 문규현과 신본기 모두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수밖에 없었다. 올해는 박기혁이 부상으로 빠져 시즌 초반 두 사람이 롯데 내야를 지켜야 한다. 이들의 주전 경쟁은 개막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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