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정규시즌처럼 들썩였다. 그 중심에 이 선수들이 있었다. 올해 투타에서 가장 돋보인 시범경기 스타로는 누가 있었을까.
▲ 투수, 양현종·백정현·최영환·홀튼
투수 중에서는 KIA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양현종은 3경기에서 1승을 올리며 평균자책점 제로로 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14⅓이닝 동안 한 점도 주지 않는 무결점 피칭. 피안타 3개, 볼넷 2개로 5번밖에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다. 탈삼진 11개로 압도적인 구위를 과시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토종 에이스로서 비상을 확실하게 준비했다.

유망주 투수로는 삼성 백정현이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스타로 뜰 채비를 끝냈다. '오키나와 커쇼'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캠프만 되면 펄펄 날았던 백정현은 시범경기도 기세를 이어갔다. 3경기에서 1승을 올리며 평균자책점은 1.98밖에 되지 않았다. 특히 13⅔이닝 동안 탈삼진 14개로 구위를 과시했다. 삼성 5선발로 확정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한화 신인 파이어볼러 최영환도 구원으로 나온 7경기에서 2홀드를 올리며 평균자책점 1.17로 호투했다. 팔 스윙이 짧은 간결한 투구폼에서 최고 150km 강속구를 뿌리며 제2의 오승환으로 각광받았다. 7⅔이닝 동안 안타 3개와 볼넷 2개를 허용했을 뿐 탈삼진 5개로 2실점(1자책)만 줬다. 지금 페이스라면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
외국인 투수 중에서는 KIA 데니스 홀튼이 일본프로야구 다승왕 출신의 위엄을 보여주며 스타로 떠올랐다. 홀튼은 3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193cm 장신에서 내리 꽂는 까다로운 투구 각도와 여유있는 경기운영에서 합격점을 받았다. 기존 외국인 투수 중에서는 SK 2년차 조조 레이예스가 150km 강속구를 앞세워 3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1.20으로 활약을 예고했다.
▲ 타자, 정의윤·이대형·피에·강지광
LG 외야수 정의윤은 시범경기에서 최고의 성적을 냈다. 9경기에서 28타수 12안타 타율 4할2푼9리 4홈런 10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타율·홈런·타점에 장타율(.893)까지 4개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116경기에서 홈런이 5개였는데 시범경기 9경기 만에 4개를 몰아쳤다. LG가 오랜 시간 목말라한 우타 거포로서의 잠재력을 재확인하며 기대감을 잔뜩 높인 시범경기였다.
이적생 중에서는 KIA 이대형이 단연 돋보였다. 11경기에서 28타수 10안타 타율 3할5푼7리 11득점 2도루를 기록했다. 안타 못지 않게 볼넷 8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를 골라내며 출루율이 무려 5할1푼4리라는 점이 눈에 띈다. 시범경기 출루율과 득점 부문 1위. 몰라 보게 향상된 선구안으로 KIA의 새로운 1번타자로 기대를 높였다. 한화로 이적한 이용규의 그림자도 서서히 지워지고 있다.
새롭게 등장한 외국인 타자 중에서는 한화 펠릭스 피에가 최고였다. 피에는 10경기에서 31타수 13안타 타율 4할1푼9리 4홈런 8타점 1도루로 괴력을 뽐냈다. 시범경기 선발출장은 6경기 뿐이었는데 안타와 홈런 2개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부리부리한 눈과 리드미컬한 움직임 그리고 놀라운 해결 능력으로 벌써부터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였던 제이 데이비스를 비교되고 있다.
유망주 중에서는 넥센 외야수 강지광이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강지광은 12경기에서 34타수 10안타 타율 2할9푼4리 3홈런 5타점 3도루로 호타준족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제2의 박재홍'이라는 염경엽 감독의 말은 허언이 아니었다. 13개의 삼진에서 나타나듯 정교함이 떨어지고, 수비에서 미흡함을 드러내며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하지만 무한한 잠재력을 뽐낸 시범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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