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의 재구성] 226번째 엘클라시코, 이렇게 치러졌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3.24 15: 49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최고의 더비, 그리고 전세계 유럽축구 팬들의 마음을 뜨겁게 달군 엘클라시코가 통산 226번째 경기를 끝냈다. 리오넬 메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네이마르 다 실바,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등 이름만으로도 축구팬들을 '심쿵'하게 하는 엘클라시코. 사진을 따라 그 치열한 현장을 재구성해봤다.
[KICK OFF] 3월 24일(이하 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의 홈구장인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올 시즌 두 번째, 그리고 통산 226번째 엘 클라시코가 열렸다. 베르나베우를 가득 채운 레알 마드리드 팬들, 경기 시작을 앞두고 승리를 믿어 의심치 않는 표정이다.

[전반 7분] 하지만 베르나베우는 경기 시작 후 7분 만에 조용해졌다. '중원의 마법사' 안드레스 이니에스타가 리오넬 메시의 패스를 받아 레알 마드리드의 골망을 갈랐기 때문이다. 왼쪽에서 침투해 들어가던 이니에스타는 메시가 밀어준 완벽한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디에고 로페즈 골키퍼의 머리 위로 날아간 공은 크로스바를 맞고 그대로 골문 안으로 굴러들어갔다. 바르셀로나가 1-0으로 앞서가는 순간이었다.
 
[전반 20분] 물론 레알 마드리드도 가만 있지는 않았다. 앙헬 디 마리아가 골대 쪽으로 깊숙히 찔러준 크로스가 카림 벤제마의 머리에 맞고 골대 안으로 들어갔다. 박토르 발데스 골키퍼가 머리를 감싸쥐며 탄식을 금치 못한 골이었다. 벤제마의 동점골로 1-1을 만든 레알 마드리드의 반격이 이제 시작된 셈이다.
[전반 24분] 디 마리아와 벤제마의 환상 호흡은 동점골에 그치지 않았다. 불과 4분 후, 마찬가지로 왼쪽 측면서 침투한 디 마리아가 골대 정면의 벤제마에게 다시 패스를 흘려줬고, 벤제마는 디 마리아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디 마리아의 패스를 가슴 트래핑으로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그대로 연결한 벤제마의 슈팅은 정확히 바르셀로나의 골대를 흔들었다.
[전반 42분] 1-2로 끌려가게 된 바르셀로나를 구원한 이는 역시 메시였다. 전반전이 마무리되어가는 시점에서 메시는 네이마르와 공을 주고 받다가 레알 마드리드 수비수들 사이로 벼락같은 슈팅을 날렸다. 엘클라시코라는 이름답게, 2-2 원점에서 두 팀은 다시 후반전을 맞이하게 됐다.
엘클라시코의 '비매너 플레이'로 논란이 된 이 장면은 바로 여기서 나왔다. 메시의 골 직후, 골대 앞에서 페페와 세스크 파브레가스의 신경전이 벌어졌다. 페페가 파브레가스와 다툼을 벌이자 양 팀 선수들이 우르르 몰려들었고, 두 선수가 모두 밀려 넘어졌다. 이 과정에서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쓰러진 페페의 머리를 밟은 장면이 '댓글라시코'를 유발하는 문제의 '원 씬(One Scene)'이 됐다.
[후반 10분] 균형을 깬 쪽은 레알 마드리드였다. 바르셀로나 골문 앞으로 돌진하던 호날두는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다니 알베스를 제치고 들어가다 넘어졌고, 운디아노 마옌코 주심은 가차없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호날두는 골대 왼쪽 구석을 노리고 슈팅을 날려 골을 만들었고, 레알 마드리드가 다시 3-2로 엘클라시코의 주도권을 잡았다.
[후반 18분]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의 기세는 오래가지 못했다. 호날두의 골이 터진지 8분 후, 돌진하던 네이마르를 막으려던 세르히오 라모스가 페널티 에어리어 안에서 파울을 범했다. 마옌코 주심은 페널티킥은 물론, 라모스에게 레드카드를 선언했다. 이날 경기의 판도를 바꾼 장면이었다. 경기 후 라모스는 "나는 네이마르를 건드리지 않았다"며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경기 결과를 바꿀 수는 없었다.
[후반 20분] 네이마르가 받아낸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이는 메시였다. 이미 1골 1도움으로 최상의 컨디션을 자랑하고 있던 메시는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침착하게 공 앞에 섰다. 호날두와 정반대인 오른쪽 코너로 날린 메시의 슈팅은 그대로 골이 됐고, 두 팀은 3-3 균형을 맞췄다.
[후반 38분] 바르셀로나의 결승골을 뽑아낸 이도 메시였다. 페널티 에어리어 오른쪽에서 돌파를 시도하던 이니에스타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메시가 성공시키며 4-3 역전을 이끌어냈다. 레알 마드리드의 디 마리아-벤제마가 찰떡호흡을 보여줬다면, 이니에스타와 메시도 서로 골과 도움을 나눠가지며 바르셀로나의 승리를 진두지휘한 셈이다.
[경기 종료] 통산 226번째 엘클라시코의 승자는 바르셀로나가 됐다. 이날 승리로 승점 69점이 된 바르셀로나는 2위 레알 마드리드(승점 70점)를 한 점 차로 바짝 추격, 프리메라리가 우승 경쟁을 3파전으로 되돌렸다. 뿐만 아니라 엘클라시코에서 자신의 두 번째 해트트릭을 터뜨린 메시는 레알 마드리드의 '레전드' 알프레도 디 스테파노의 엘클라시코 역대 최다골(18골) 기록을 경신했다. 바르셀로나로서는 여러모로 거둔 것이 많은 '짭짤한' 엘클라시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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