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불허전 김희애, 연하 유아인과 진짜 ‘밀회’에 풍덩 [종합]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4.03.25 07: 36

배우 김희애와 유아인이 ‘밀회’와 깊은 사랑에 빠졌다. 이토록 드라마와 캐릭터에 대한 강한 애정을 표현하다니. 두 사람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마치 ‘밀회’와 연애하는 듯했다.
지난 24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JTBC 월화드라마 ‘밀회’(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김희애와 유아인은 7회분 촬영 중간에 취재진과의 만남을 위해 나타났다.
이날 두 사람이 소화하는 장면은 선재(유아인 분)가 피아노 콩쿨대회 무대에 오르기 전 대기실에서 준비하는 내용이었다. 이에 김희애는 극 중 우아하고 세련된 커리어우먼으로 사는 오혜원, 유아인은 순수청년 이선재 모습으로 등장했다. 지금까지 단 3회만이 방송됐지만 ‘밀회’의 분위기를 그대로 가져온 듯했다.

김희애와 유아인은 기자간담회 내내 드라마와 캐릭터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진심으로 ‘밀회’를 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2회분에서 화제가 됐던 혜원과 선재의 격정적인 듀엣 피아노 연주신에 대해 김희애는 “신기한 생각이 들 정도로 여러 번 봤다. 나는 내가 출연했던 작품을 한 번 이상 본적이 없다. 그런데 이번에는 몇 번 더 보게 됐다”며 “이유는 모르겠지만 역할로도 대리만족을 느끼는 건가라는 생각에 자꾸 보게 되는 작품이다. 나도 놀랐다”고 밝혔다.
유아인 역시 “나도 몇 번 돌려봤다. 첫 방송 전에 하이라이트 영상에 듀엣 피아노 연주신이 담겨서 2회 방송을 보면서 감흥이 덜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본방송을 보면서 흠뻑 빠졌다”고 말했다.
두 사람 말에 따르면 ‘슈베르트 네 손을 위한 판타지아(Schubert Fantasy in F minor D.940)’ 피아노 연기를 위해 오랜 시간 투자했고 하루 종일 촬영했다. 이들 모두 만족하는 장면이었다.
유아인은 “이전까지는 싸움박질 하는 캐릭터 위주로 했는데 확실히 피아노를 통해서 내 안의 예민한 감성을 표현할 수 있었다”며 “이전에 연습도 꽤 긴 시간 했고 선생님을 만나서 수차례 걸쳐 많은 연습을 했다”고 회상했다.
김희애는 “피아니스트들이 그 곡을 어떻게 연주했는지 찾아봤다. 촬영을 하면서 연주를 많이 하다 보니 우리가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잊어버리고 우리가 오혜원, 이선재가 돼서 연주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김희애와 유아인이 촬영에 완전히 몰입할 수 있었던 건 안판석 감독의 탁월한 연출, 배우를 향한 존중, 드라마에 대한 애정이 있어 가능했다. 유아인은 “감독님이 연기를 많이 존중해줬다. 감독님이 틀을 잘 만들어줘서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1992년 안판석 감독이 드라마 ‘분노의 왕국’에서 조연출이었을 때 인연을 맺은 김희애는 2012년 그가 연출한 드라마 ‘아내의 자격’에 출연했고 ‘밀회’까지 그 인연을 이어왔다.
김희애는 “드라마의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내의 자격’ 때도 정말 행복했다. 다른 드라마 팀이 와서 ‘밀회’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봤으면 좋겠다. 해외에서 워크쇼을 할 게 아니라 와서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실용적이다. 감독님이 부담스럽지 않게 실타래 풀듯이 풀어줘서 굉장히 의지가 된다”고 드라마와 감독에 대한 깊은 신뢰를 내비쳤다.
이뿐 아니라 김희애와 유아인은 각각 오혜원과 이선재라는 캐릭터와 그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대해 벅찬 듯한 심경을 털어 놓았다. 분명 두 사람은 드라마에 깊이 빠져있고 행복하게 연기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김희애는 “이 작품이 터닝 포인트이기도 하다”며 “좋지만 부담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또 언제 이런 연기를 할까 싶었다”고 밝혔다.
유아인은 “이전 작품을 욕보일 수는 없지만 ‘왔어’라는 기분이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게 뭐였지’, ‘내가 보고 싶은 작품이 뭐였지’라는 질문에 응답해준 드라마였다. 이게 앞으로 나를 어떻게 변화시켜줄지, 어떤 길을 열어줄지 모르겠다”며 “시청자들 입장에서 ‘유아인에게 저런 매력이 있구나’, ‘허세 같은 애는 아니구나’, ‘겉 멋든 애는 아니구나’라는 나를 바라보는 시선에 있어서 넓은 시각을 만들어주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밀회’가 유아인의 대표작이 될 만한 작품이길 원한다”며 “그렇게 돼가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직 3회밖에 방송되지 않았지만 유아인은 이미 순수하고 거침없는 20살 청년 피아노 천재 선재가 돼 살고 있었다. ‘밀회’는 의심할 여지없이 그의 대표작이 될 것이 분명했다.
한편 ‘밀회’는 우아하고 세련된 커리어우먼으로 살던 오혜원과 자신의 재능을 모르고 평범하게 살아가던 천재 피아니스트 이선재의 사랑을 그린 감성적인 멜로드라마. 매주 월, 화 오후 9시 55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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