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찬, AG 대표팀에 대한 솔직한 속내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3.25 05: 59

2014 인천 아시안게임은 야구인들에게 무척 중요한 대회다. 향후 아시안게임에서 야구가 계속해서 남을지도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는 안방에서 벌어지기 때문에 야구를 공식 종목으로 지켜낼 수 있었지만, 다음 대회인 2019 하노이 아시안게임은 야구 불모지 베트남에서 벌어지게 돼 장담할 수 없다.
또한 이번 대회는 병역 미필선수들에게 마지막 기회가 될 전망이다. 아시안게임에서 야구가 계속된다는 보장도 없을 뿐만 아니라, 다음 대회는 5년 후이기 때문에 나이가 어린 일부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기약하기 힘들다. 또한 병역법 개정으로 향후 아시안게임 금메달로는 병역 혜택을 장담하기 힘들다.
두산 우완투수 이용찬(25)도 이번 아시안게임을 정조준하고 있는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2010년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승선에 실패했던 이용찬은 올해 재활을 무사히 마치고 두산 주전마무리로 낙점 받은 상황이다. 올해 성적에 따라 아시안게임 승선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이용찬은 프로 입단동기 KIA 양현종(26)에게 제대로 돌직구를 맞았다. 24일 이화여대 ECC 삼성홀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미디어데이에서 양현종은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두산 우승 중에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무엇을 고를 것인가"라는 난감한 질문을 던졌다.
프로 선수의 목표는 팀 우승이다. 두산은 벌써 마지막으로 우승한지 13년이나 됐다. 아시안게임 역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국위선양을 할 기회이기 때문에 선수들은 무한한 영광으로 여긴다. 여기에 금메달을 획득한다면 병역혜택이라는 실리까지 얻을 수 있다. 양현종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이미 병역혜택을 받았다. 그의 질문이 더욱 짓궂은 이유다.
전국의 야구팬들이 생방송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이러한 질문을 받았으니 강심장 이용찬도 당황할 만했다. 그래도 이용찬은 "군대는 가면 되는 거고 우승은 언제할 지 모르니 일단 팀 우승을 먼저하고 아시안게임도 노려보겠다"고 재치 있게 답했다.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질문에 '둘 다 좋다'라고 답한 이용찬이다.
사실 미디어데이가 시작되기 전 이용찬은 아시안게임, 그리고 올해 목표에 대해서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작년 이용찬은 부상 때문에 시즌 막판에 잠시만 모습을 드러냈었다. 이용찬의 부상으로 두산은 지난해 마운드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했다.
이용찬 역시 이 사실에 대해 마음에 짐을 짊어지고 있었다. 그는 "나 때문에 작년 감독님이 세우셨던 모든 계획이 무너졌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주위에서 '책임감을 가져라'는 말도 했다. 사실 생각해보니 작년 두산이 우승을 못한 것도 나 때문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때문에 벌써부터 국가대표 발탁을 말하는 건 시기상조라고 생각하는 이용찬이다. 그는 "올해는 타이틀 욕심 없다. 부상 없이 시즌을 마무리하는 게 목표"라며 "어떻게든 팀 우승에 도움이 되고 싶다. 만약 그 과정에 도움이 된다면 이후에 아시안게임에 대해 생각해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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