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 해외진출까지 ‘생각대로’ 내달린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3.25 07: 04

“개막전 선발로 안 나가니까 개막전 엔트리에 항상 이름이 없더라고요. 최대한 긴장하지 않고 잘할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웃음)
표정은 밝았다. 숨기려 해도 어쩔 수 없다. 모든 것이 계산대로 진행된다는 만족감과 자신감이 얼굴 표정에서 묻어나온다. 개막전 선발에 대한 부담감보다는 설렘으로 남은 일정에 대비하고 있었다. SK의 올 시즌 개막전 선발로 낙점되며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김광현(26, SK)이 모든 준비를 마쳤다. 이제 자신이 그간 갈고 닦은 구위를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일만이 남았다. 이미 거대해진 기대치를 충족시킬 것이라는 자신감도 드높다.
전지훈련부터 쾌조의 몸 상태를 보여준 김광현은 오키나와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까지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는 2경기에서 단 한 개의 안타도 맞지 않으며 완벽한 투구를 뽐냈다. 시범경기 2경기에서도 6⅔이닝 동안 1승 평균자책점 1.35로 호투했다. 중간에는 자체 홍백전 5이닝 무실점 호투도 끼어있었다. 몸은 예열이 다 끝난 상태고 기분도 좋다. 스스로 “몸이 너무 좋아 불안하다”고 웃을 정도다.

겨우 내내 자존심 회복을 위해 절치부심한 김광현이다. 어깨가 아프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이후부터 모든 것이 일사천리였다. 몸 상태가 좋다 보니 견제 동작 등 그간 재활에 매진하느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부분도 착실하게 보강하며 올 시즌을 대비했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차근차근 이어진 점도 긍정적이다. 플로리다 전지훈련 시작부터 지금까지 단 한 번의 후퇴도 없이 ‘개막전 선발’ 코스로 달려왔다. SK 코칭스태프의 결정이 흔들릴 이유가 없었다.
오키나와 연습경기 때부터 사실상 개막전 선발로 내정됐던 김광현이다. 김광현도 일찌감치 통보를 받았다. 보안만 지켰을 뿐이다. 일정이 정해지자 스스로 준비하기도 편했다. 3월 29일에 모든 시계를 맞춰놓고 차근차근 진도를 밟았다. 시범경기 마지막 일정이었던 22일 문학 두산전에서 3이닝만 던진 것도 이 때문이었다. 마지막 리허설도 코칭스태프의 뜻보다는 김광현 스스로의 뜻에 따랐다.
김광현은 “어차피 지금까지 시범경기부터 페이스가 완전히 올라와 던진 적은 없다. 3이닝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결과도 좋았으니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셈이다. 모든 것이 자신의 계산대로 착착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자신의 경력에 ‘전성기’를 갈아치우겠다는 의지도 또렷하다. 지금 페이스는 17승을 올리며 리그를 평정했던 2010년보다 모자란 것이 하나도 없다.
김광현의 다음 계산은 시즌으로 향해있다. 올해는 자신의 진면모를 보여주겠다며 의지를 다진다. 그 다음 계산도 어렴풋이 세워놨다. 해외 진출이다. 김광현은 24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주최한 미디어데이 및 팬페스트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올해 잘해서 아시안게임에 나가 FA 자격을 취득한 뒤 포스트시스템을 통해 해외 진출을 도전해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광현은 오는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 출전하면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 자격이 주어지는 7년의 등록일수를 채운다.
아직은 가야할 길이 남아 있지만 지난 4개월을 생각대로 착착 진행해왔던 김광현이다. 지금 추세라면 남은 6개월도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다. 자존심 회복을 향한 의지와 해외진출이라는 동기부여가 김광현의 두 어깨를 이끌고 있다. 정말 어마어마한 시즌이 찾아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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