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 완료’ 윤길현, SK 불펜 지원군 가세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3.25 10: 40

기가 막힌 타이밍이다. 시범경기 막판 불펜에 이상징후가 발견됐던 SK에 반가운 얼굴이 가세한다. 베테랑 우완 정통파 윤길현(31)이 재활을 마치고 출격 준비를 마쳤다. 컨디션이 좋아 1군 불펜의 문제점을 보완해줄 적임자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시즌 막판 오른쪽 팔꿈치가 좋지 않아 수술을 받았던 윤길현은 2월 중순부터 실시됐던 사이판 재활캠프에서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날씨가 따뜻한 사이판에서 재활조끼리만 훈련을 하다 보니 효과가 극대화됐다는 것이 구단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후 행보도 급하지 않았다. 오키나와 1군 캠프에 합류하는 대신 퓨처스팀(2군) 전지훈련이 차려진 광저우로 날아가 차분하게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이제는 실전 피칭이 가능한 정도다. 윤길현은 사이판 캠프 출국 전 “팔꿈치 상태가 이렇게 깨끗한 적이 없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호전된 팔꿈치에 착실한 재활훈련까지 소화해 몸 상태는 1군 선수들 못지않다. 윤길현은 지난 22일 삼성 2군과의 연습경기에서 최고 149㎞의 공을 던졌다. 아무런 문제나 통증 없이 투구를 진행하고 있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전 감각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2군에서 연습경기에 나서며 감각을 키우려 애썼다. 별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 게다가 프로통산 366경기에 뛴 윤길현이다. 경험이 풍부해 신인급 선수들보다는 짧은 시간에 감각을 키울 수 있다. 팀 동료들과의 호흡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이만수 감독도 윤길현을 주목하고 있다. SK의 올해 불펜에는 특별히 가세한 전력이 없다. 여전히 리그에서 상위권으로 평가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여기에 시범경기 막판 필승조들이 썩 좋지 않은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이 감독은 “시범경기일 뿐이다. 타자들이 부담을 덜 느껴 더 편하게 치는 경향도 있다”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지만 검증된 불펜 자원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이에 이 감독은 오는 26일 문학구장에서 열릴 예정인 야간연습경기에 윤길현을 투입시킬 예정이다. 이 감독은 “현재 컨디션이 괜찮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수요일 야간경기 때 던지는 것을 보겠다”라고 했다. 아직 이 감독은 개막 26인 엔트리를 완벽하게 결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윤길현이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조기 콜업도 고려할 만하다.
윤길현은 지난해 전반기와 후반기가 대비됐다. 전반기에는 고전했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예전의 구위를 찾아가는 과정에 있었다. 타자 바깥쪽을 찌르는 정교한 제구력과 면도날 슬라이더의 조합은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성적도 45경기에서 3승1패8홀드 평균자책점 3.32까지 끌어올린 채로 시즌을 마쳤다.
절반의 성공으로 거둔 자신감, 그리고 완벽한 재활 상태까지 고려하면 올 시즌 필승조로서의 활약을 기대할 수 있다. 백인식 박정배 진해수 박희수로 이어지는 필승조 라인에 윤길현이 완벽한 모습을 되찾아 합류한다면 SK도 적어도 필승조 라인은 다른 팀들에 뒤지지 않는 전력을 갖출 수 있다. 한편으로는 SK가 심혈을 기울인 ‘투수 재활병’의 첫 성공 케이스가 나올지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