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잘 되어있다. 자신도 있다".
한화 2년차 좌완투수 송창현(25)에게는 이제 토종 에이스라는 기대감이 투영돼 있다. 외국인 투수 2명을 제외한 한화 국내 투수 중에서 가장 믿을 만한 투수가 다름 아닌 송창현이기 때문이다. 이제 신인의 꼬리표를 뗀 2년차 젊은 선수이지만, 큰 부담을 느끼지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그는 덤덤하게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송창현은 시범경기에서 안정감있는 피칭으로 코칭스태프의 믿음을 샀다. 3경기에서 승리없이 2패만 안았지만 평균자책점은 2.92였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은 0.81, 피안타율은 1할4푼6리에 불과했다. 시범경기에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양현종(KIA)에 이어 모두 2위. 12⅓이닝 동안 탈삼진 9개로 구위도 자랑했다.

송창현은 "이제 시즌 시작하는 상황인데 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할 수 없다. 시즌 준비가 잘 되어있고, 자신도 있다"고 말했다. 특히 캠프 때부터 목표로 세운 구속 증가가 잘 이뤄졌다. 시범경기에서 최고 145km 강속구를 뿌렸다. 그는 "날이 좋은 날에는 140km대 중반까지 나온다. 생각한 대로 되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범경기에서 송창현의 가장 큰 특징은 시원시원한 투구 템포와 체인지업의 위력이었다. 인터벌이 짧고, 체인지업에 타자들이 헛스윙을 연발했다. 송창현은 "투구 템포는 작년 그대로 하고 있다. 체인지업은 이제 손에 거의 익어서 마음 먹은대로 제구가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기대되는 건 송창현의 강인한 멘탈이다. 정민철 투수코치는 "창현이 멘탈은 최고"라고 엄지 손가락을 치켜든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풀타임 선발로 한 시즌을 치러야 한다. 주위의 기대가 큰 만큼 부담도 만만치 않을 법 하지만 송창현은 "그런 것 없다. 작년이랑 똑같다. 작년 후반기부터 선발을 했으니까 그 페이스를 이어갈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사실 송창현이 이렇게 빨리 주축 투수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드물었다. 그 스스로도 "나도 생각 못했다. 빨리 자리 잡아야겠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2년 정도를 생각했다"고 말한다. 생각보다 빨리 자리 잡았지만 그럴수록 평정심을 유지한다. "주위 기대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그냥 하면 되는 것"이라는 게 송창현의 마음가짐이다.
송창현의 멘탈은 타선의 득점지원 부재에도 흔들리지 않는 것에서 잘 나타난다. 지난해 시즌 마지막 6경기 38이닝 동안 고작 1점을 지원받았고, 올해 시범경기에서도 12⅓이닝 동안 무득점으로 한 점도 등에 업지 못했다. 그럼에도 송창현은 "그런 것은 내가 말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내 할 것을 하면 된다"고 의연하게 답했다.
짧지만 확고한 그의 언변은 마치 류현진의 느낌을 물씬 풍긴다. 풀타임 선발 첫 해를 앞둔 송창현의 단단한 자신감에서 한화의 희망이 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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