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무관 2군 감독이 ‘강한 2군’을 만들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김 감독은 2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넥센 2군과 연습경기를 앞두고 한 달 동안 대만에서 열린 전지훈련 성과와 앞으로 운용 방향, 그리고 최종 목표를 밝혔다.
먼저 김 감독은 2군 감독을 맡으면서 선수들에게 두 가지를 강조했다고 전했다. 첫 번째는 ‘컨디션 유지’, 두 번째는 ‘기본기’다.

“프로선수가 몸이 아프면 기량이 늘 수가 없다.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고 빼어난 재능이 있어도 아프면 기량이 향상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항상 몸을 만들어 놓아야 한다. 기본기를 이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이번에 전지훈련에서 신인들을 가르쳤는데 그저 치고 달리는 것 밖에 모르더라. 팀 배팅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프로에 오는 선수들이 많다. 그래서 항상 생각하면서 연습하라고 했다.”
김 감독은 많은 실전을 통해 2군 선수들의 성장을 촉진시킬 계획이다. 대만으로 전지훈련 떠난 것도 대만에 국내 4팀·대만 4팀이 있어 연습경기가 수월하기 때문이었다. 2군 선수들이 그저 연습 때만 잘하는 ‘연습용 선수’에 그치지 않도록 신경 쓰고 있다. 실제로 LG 2군은 지난 3일 전지훈련 귀국 후 하루 쉬고 5일부터 경남과 영남지방 대학팀들과 연습경기에 임했다. LG 2군은 4월 1일 퓨처스리그가 시작되기 전까지 꾸준히 연습경기를 펼칠 계획이다.
“대만에 가서 정말 좋았다. 대만에 갔기 때문에 다양한 수준의 팀과 연습경기를 할 수 있었다. 퉁이 라이온스 같은 대만 1군 팀과 우리를 비교하면, 우리가 2단계 정도 낮았다. 중·고등학교 주말리그가 시작되면서 경기수가 줄어들었고, 신인 선수들의 기량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이렇게 해서 신인들이 자신의 수준이 어디에 있는지를 스스로 느꼈다. 2군에는 관중 함성 소리에 긴장해 자기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선수가 많다. 지금 우리 팀 2군 선수들만 해도 40명이 넘는다. 모두가 경기에 나서려면 연습경기가 많이 필요하다.”
예상치 못한 부분도 있었다. 타격코치 출신이지만 투수력과 수비력 향상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아무리 팀 타율이 높고 홈런을 많이 쳐도 팀 성적은 투수진과 수비로 결정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투수들에게는 제구력을 최우선으로 삼게 할 것이다. 투수가 제구가 안 되면 아무 것도 안 된다. 또한 수비가 좋은 팀이 꾸준히 이기게 되어 있다. 그냥 보면 작은 부분이지만, 이게 누적 되서 성적으로 이어진다. 야구는 팀플레이다. 투수와 야수진이 조화를 이루어야 팀이 강해진다. 롯데 시절 경기당 5점 이상을 뽑고 홈런도 가장 많이 쳤지만 1위는 못했다. 에러가 많았고 투수진의 기량 차이가 컸기 때문이었다.”
결국 김 감독의 모토는 ‘실전을 통한 기량 향상’, 그리고 최종 목표는 ‘2군 선수들의 기량으로 1군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는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 팀은 1군과 2군의 차이가 컸다. 앞으로는 1군에 공백이 생겼을 때 2군 선수들이 그 공백을 메울 수 있게 만들겠다. 물론 지금 당장 되는 일은 아니다. 솔직히 말해 기량들이 많이 부족하다. 올 시즌 모든 팀이 외국인타자를 보유하고 있는데 앞으로 외국인타자들이 많이 놀랄 것이다. 그만큼 한국프로야구 1군 수준이 높아졌다. 갈 길이 멀지만 할 수 있다.”
한편 2013시즌이 끝난 후 LG는 김 감독을 1군 타격코치에서 2군 감독으로 배정했다. 당시 김기태 감독은 “안주하려 하면 절대 발전할 수 없다. 강한 2군을 만들기 위해 무관 코치님이 나서게 됐다. 무관 코치님께서 2군 유망주를 육성해주시면 팀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2012시즌부터 LG 유니폼을 입은 김 감독은 2년 동안 1군 타자들에게 출루와 타점을 강조했다. 그 결과 LG는 2013시즌 득점권 타율 리그 2위(2할9푼5리)와 함께 팀 출루율(3할5푼5리)과 타점(574점)에서 리그 4위에 자리했다. LG가 팀 출루율 3할5푼 이상을 기록한 것은 타고투저 시즌이었던 2009시즌 이후 처음이다. 2009시즌 리그 전체 출루율은 3할5푼8리였는데 2009시즌을 제외하고 LG가 3할5푼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01시즌이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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