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진이한이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한희 이성준)를 통해 여심을 탈탈 털고 있다. 냉철하고 지적인 캐릭터 탈탈을 완벽하게 소화, 일명 ‘뇌가 섹시한 남자’의 대표주자로 나서며 여심을 단단히 사로잡은 것.
지난 25일 오후 방송된 ‘기황후’ 41회에는 연철이 남긴 비밀자금을 놓고 지략대결을 펼치는 탈탈(진이한 분)과 기승냥(하지원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주도면밀한 승냥은 결국 탈탈을 따돌린 끝에 비밀자금을 확보, 청출어람을 이뤘지만 탈탈은 역시나 만만치 않은 존재였다.
앞서 승냥은 팔팔왕 노래를 분석한 끝에 연철의 비밀자금이 대승상의 서고에 있음을 알아냈다. 그리고 이를 빼내기 위해 왕유(주진모 분)와 손잡고, 연비수(유인영 분)를 포섭해 백안(김영호 분)과 당기세(김정현 분)에게 거짓 정보를 흘렸다.

승냥은 이들이 연비수가 흘린 거짓정보를 믿고 광산촌으로 간 사이, 궁내 괴질이 도는 것처럼 꾸며 현재 백안이 거주 중인 대승상의 집으로 비접을 나갔다. 그리고 사람들의 눈을 피하기 위해 마작게임을 연 뒤 자신은 자연스럽게 빠져나와 연철이 남긴 막대한 비밀자금을 챙겼다. 승냥의 목적은 비밀자금을 기반으로 펼쳐질 무고한 전쟁을 막기 위함이었다.
여기까지가 탈탈이 없었더라면 심심했을 기승전 기승냥 이야기. 그러나 광산촌으로 향한 탈탈은 교초가 위폐임을 단번에 간파, 팔팔왕 노래를 빠르게 분석 한 후 연철의 비밀자금이 대승상의 집에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탈탈이 대승상의 서고를 찾았을 때는 이미 승냥이가 비밀자금을 빼돌린 후였지만, 탈탈은 승냥이가 꾸몄을 계획을 고스란히 읊으며 승냥이를 압박했다. 이에 승냥이는 자금의 행방을 모른다고 너스레를 떨었지만, 승냥의 거짓말을 꿰뚫는 탈탈의 눈빛은 매섭게 빛냈다.
탈탈은 승냥이의 승리를 시원하게 인정했다. 그러나 “세상에는 진실을 알면서도 어찌할 수 없는 일이 있다. 그러나 나는 두 번 당하는 사람이 아니다. 만약 그 돈이 우리 가문에 위해가 된다면 마마님께서도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해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승냥의 후궁 경선을 도우며 사제지간이 됐던 두 사람. 한때는 연철 일가로부터 승냥이를 든든하게 지켜줬던 탈탈이지만, 원나라의 정복전쟁 야욕을 막기 위한 기승냥의 움직임이 포착되며 두 사람의 관계는 틀어져버린 상태다. 제갈공명을 연상케 하는 뛰어난 지략에 전술까지 능한 탈탈은 그야말로 승냥이를 위협하는 최대 적.
이렇듯 진이한은 묵직한 목소리와 날카로운 눈빛으로 매회 긴장감을 부여, 캐릭터를 세련되게 표현하며 탈탈의 절대적인 존재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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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황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