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천우희가 영화 '써니'(이수진 감독)의 모습과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 '써니'의 본드녀, '마더'의 진태의 여자친구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깊은 인상을 각인시켜온 천우희는 ‘한공주’를 통해 또 하나의 인상깊은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천우희는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마음의 문을 닫고 끝이 보이지 않는 도망을 가는 열일곱살의 평범한 여고생 한공주로 분해 전작의 이미지를 날려버렸다.
천우희는 25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진행된 '한공주' 언론배급시사회 캐릭터 연기가 어렵지 않았냐는 질문에 "연기가 많이 어렵긴 했는데 시라니오를 받자마자 든 생각은 뭔가를 하지 말아야겠다는 것이었다. 이 친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헤아릴 수 있게 관객에게 여지를 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객이) 애쓴다는 느낌은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쉽지 않은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외로움을 느끼지는 않았느냐고 질문하자 "현장에 잘 녹아들려고 했다. 혼자 촬영하는 부분이 많아서 항상 외로웠다"라면서도 "하지만 제가 처지면 분위기가 우울해질 것 같아서 분위기는 항상 밝게 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어떻게 이 작품을 선택했냐는 질문에는 "시나리오를 받자마자 그냥 '내꺼다, 내가 하겠구나'란 생각을 했다. 시나리오가 굉장히 깔끔했고, 그런 점이 만족스러웠다"면서"하지만 읽자마자 한편으로는 안 됐으면 좋겠다고도 생각했다. (영화가) 끝났을 때 공주가 돼 있으면 어떡하나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감정적으로 너무 치우치면 안되겠다고, 맺고 끊는 건 확실하게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대답했다.
영화는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친구를 잃고 쫓기듯 전학을 가게 된 공주가 새로운 곳에서 아픔을 이겨내고 세상 밖으로 나가려는 이야기를 그렸다. 제 13회 마라케시 국제영화제와 제 43회 로테르담 국제영화제에서 각각 대상 격인 금별상과 타이거상을, 제 16회 도빌 아시아 영화제에서는 심사위원상, 국제비평가상, 관객상 등 3관왕을 차지했다. 4월 1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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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