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LG가 13년 만에 다시 우승에 도전한다.
LG는 26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홈팀 부산 KT를 96-82로 물리쳤다. 시리즈전적 3승 무패를 달린 LG는 지난 2001년 이후 13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게 됐다. LG는 장기전에 돌입한 모비스 대 SK의 승자와 맞붙게 된다.
KBL 18시즌 역사상 전신팀을 포함해 우승을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구단은 LG, 전자랜드, KT다. 그 중 전자랜드를 제외한 LG(2001년), KT(2007년 KTF)은 챔프전에는 올라갔지만 준우승에 그쳤던 뼈아픈 과거가 있다.

지난 2001년 LG는 KBL 최고의 공격팀으로 팬들의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김태환 감독의 지휘아래 조성원(25.7점), 에릭 이버츠(평균 27.8점), 조우현(평균 14.4점) 삼각편대를 앞세워 경기당 평균 103.3점의 막강화력을 자랑했다. 평균 60점대 경기가 속출하는 요즘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득점력이다. LG는 팀 평균 3점슛 성공률이 40.3%에 달했다. 대전 현대에서 팀을 옮겨 온 조성원은 정규리그 MVP를 수상했다.
당시 LG의 백업센터였던 박도경은 현재 팀의 전력분석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그는 “당시에 조성원, 이버츠, 조우현 등 멤버들이 대단했다. 20점을 지고 있어도 진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실제로 뒤집었다”고 회상했다.
문제는 LG가 챔프전에서 만난 삼성의 멤버도 만만치 않았다는 점이다. 삼성은 문경은, 강혁, 김희선, 주희정 등의 호화멤버에 최고외인 아티머스 맥클래리와 무스타파 호프를 보유했다. 신인왕 이규섭이 챔프전에 결장했지만 LG를 꺾는데 문제가 없었다.
LG는 2차전만 잡았을 뿐 시리즈전적 1승 4패로 일방적으로 밀렸다. 3차전 조성원이 37점을 퍼부었지만 삼성에게 120점을 허용하며 졌다. 공격력은 좋았지만 수비가 전혀 되지 않았던 셈. 당시 펄펄 날았던 주희정은 챔프전 MVP를 수상했다. 만약 SK가 챔프전에 올라온다면 LG와 주희정의 재대결이 성사되는 셈이다.
LG는 올해가 우승의 적기다. 주전부터 식스맨까지 풍부해 밀리는 포지션이 하나도 없다. 정규리그 1위의 프리미엄도 있다. 창원팬들의 든든한 성원을 등에 업고 오는 4월 2일 홈에서 1차전을 시작한다. LG가 17년 묵은 통합우승의 한을 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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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