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리 확정’ LG 김기태 감독, 조커 남겨뒀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3.27 06: 30

또 한 번의 파격이 기다리고 있는 것인가.
LG 김기태 감독이 개막전 김선우 등판 외에 또 다른 조커를 펼치려 한다. LG는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훈련을 마치고 개막전 엔트리를 확정지었다. 엔트리를 한 번에 모두에게 공지하지 않고, 각 코치들이 담당 선수들에게 개별 통보했다. 
엔트리 발표에 앞서 김 감독은 “정말 머리가 아프다. 지난 2년보다 엔트리를 확정짓기가 훨씬 힘들었다. 마음 같아서는 정말 다 넣고 싶었다”면서 “훈련에 앞서 선수단 전체 미팅을 열었다. 미팅 자리서 선수들에게 ‘아쉽게 개막전 엔트리서 떨어지는 이가 나올 것이다. 하지만 출발보다 마무리가 중요하다. 개막전 엔트리에 들었다고 올 시즌 잘한다는 보장은 없다’고 했다. 선수들이 잘 이해하고 따라와 줄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일단 김 감독은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 선발투수를 리셋했다. 전날까지 신재웅과 우규민을 놓고 고민했지만, 김선우와 류제국을 제외한 모든 투수들을 다시 후보에 넣었다. 선발 등판 경험이 있는 모든 투수들이 오는 30일 두산전 선발투수 후보군에 들어갔다. 김선우가 29일 개막전, 류제국이 4월 1일 홈 개막전에 선발 등판하는 것만 확정됐다. 25일과 26일 불펜 피칭 결과,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준 투수가 많아지면서 다시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김 감독은 본격적으로 순서에 맞게 선발진이 돌아가는 시기를 4월 8일 사직 롯데전 부터로 보고 있다. 당초 구상은 초반 강공이었다. 리즈에게 개막전과 4월 3일 잠실 SK전, 4월 8일 사직 롯데전, 그리고 4월 13일 잠실 NC전까지 맡기는 것을 생각했었다. 리즈가 4일 휴식·주 2회 선발 등판에 익숙하기 때문에 시작부터 승수를 쌓으려 했다. 
하지만 리즈와의 계약이 파기되면서 고민에 빠졌다. 리즈 자리에 류제국을 넣을 생각도 했으나, 시즌 초부터 류제국이 2번 연속으로 4일 휴식·주 2회 선발 등판을 하는 것은 악수가 될 수 있다 판단했다. 지난 시즌 류제국은 단 한 차례도 4일 휴식·주 2회 선발 등판한 적이 없다. 김선우는 개막전 선발 등판 후 4월 3일 잠실 SK전이 아닌, 4월 11일부터 13일까지 주말 3연전 중 한 경기에 등판할 확률이 높다. 시즌 시작부터 선발진의 체력을 소모시키는 일은 피하기로 정했다.
야수진 또한 의외의 인물을 준비시키려 한다. 김 감독은 “개막 2연전에는 선발투수 5명을 모두 엔트리에 넣을 필요가 없다. 선발투수 세 자리에 야수들을 넣을 수 있다”며 “아직 개막전 타순을 확정짓지 않았다. 큰 그림은 그렸지만, 작은 부분에서 예상치 못했던 인물이 들어갈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부임 첫 해인 2012시즌부터 2년 연속으로 개막 2연전에 파격적인 카드를 던졌고, 모두 적중했다.
2012시즌 디펜딩 챔피언 삼성과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서 좌투수 이승우를 선발 등판시켰다. 당시 이승우는 1군 무대 선발 등판 경험이 네 번 밖에 없었다. 게다가 경찰청 군복무로 2년의 1군 무대 공백이 있었다. 심지어 이승우는 당해 스프링캠프에 참여하지도 않았었다. 그럼에도 이승우는 4⅔이닝 무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봉쇄, LG는 개막 2연전을 가져갔다.
작년에는 야수 쪽에서 파격 라인업이 나왔다. 1군서 고작 7경기 밖에 뛰지 않았던 문선재에게 개막 2연전 1루수를 맡겼다. 문선재는 개막전에서 재치 있는 주루플레이로 결승 득점을 올렸고, 수비서도 절묘한 포구를 선보였다. 그 다음 경기에선 안타까지 기록했다. 그러면서 LG는 2년 연속으로 전해 한국시리즈 진출 팀과의 개막 시리즈를 스윕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올해 개막 2연전 상대인 두산도 지난해 한국시리즈 무대에 올랐다.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지난 2년 동안 그야말로 산전수전 다 겪어봤다. 나 또한 부상과 사건으로 많은 선수들을 잃은 채 시즌을 맞이했었다. 올해는 이전에 비하면 훨씬 상황이 낫다”면서 “결과는 누구도 모르는 것이다. 의외의 카드를 통해 좋은 결과가 나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우리 선수들이 흔들리는 일은 없을 거라고 본다. 어차피 모든 경기를 이길 수는 없는 것 아닌가. 항상 밝은 모습으로 올 시즌을 치를 것이다”고 다짐했다.
한편 김 감독은 지난 15일 대전 한화전 이후 실전에 나서지 않고 있는 봉중근을 두고 “몸 상태가 조금 안 좋았는데 지금은 괜찮아졌다. 개막전까지 지장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LG는 27일 휴식을 취한 후 28일 오후 1시 훈련을 통해 2014시즌 준비를 마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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