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을 가슴에 품은 순정적인 모습부터 부하를 살리기 위해 쌍검을 휘두르는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까지. 배우 임수향이 액션과 멜로를 자연스럽게 넘나들며 팔색조 매력을 뽐냈다.
지난 26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감격시대'(채승대 극본, 김정규 연출) 21회에는 전쟁을 준비하는 신정태(김현중 분)와 가야(임수향 분), 아오끼(윤현민 분)와 설두성(최일화 분)의 모습이 그려져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이날 가야는 자신의 무사였던 신이치(조동혁 분)의 죽음을 기점으로 무섭게 달라졌다. 가야는 신이치의 편지를 통해 자신의 어머니 료코를 죽인 자가 신이치였음을 알게 됐지만, 설두성 암살에 실패해 죽음의 기로에 놓인 신이치를 외면하지 않았다.

혈혈단신으로 황방에 입성한 가야는 신이치를 살려주면 이 순간을 잊지 않겠다고 당돌하게 말했지만, 분노에 가득찬 설두성과 왕백산(정호빈 분)은 코웃음만 쳤다. 설두성은 오히려 “자네가 신이치를 데려가는 것이, 파문을 빙자하여 날 암살하려고 한 자를 데려가는 것이 어떤 의미인 줄 아느냐. 이건 일국회가 황방에게 정면도전을 한 것”이라고 호통치며 가야와 신이치를 죽이라고 명했다.
신이치가 제 아무리 무술실력이 뛰어나다고 해도 이미 치명상을 입은 몸. 가야는 수적 열세에도 쌍검을 휘두르며 다친 신이치를 필사적으로 보호했다. 이후 신정태의 도움을 받아 두 사람은 간신히 황방을 빠져나올 수 있었지만, 신이치는 숨을 거두고 말았다.
결국 가야의 분노는 일국회를 위해 부모와 부하까지 죽인 덴카이(김갑수 분)에게로 향했다. 이후 아오끼가 덴카이를 살해하며 일국회 회주로 등극한 가야. 그는 정태와의 관계를 걱정하는 아오끼에게 “내가 신정태를 못 죽일 것 같습니까?”라고 서늘하게 말하며 날선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하지만 첫사랑 정태와의 전쟁만은 피하고 싶었던 것이 가야의 진짜 속내. 그래서 가야는 정태에게 일국회와 손을 잡으면 방삼통 사람들을 다 구해주겠다고 회유했지만, 정태는 일본 때문에 나라와 부모 형제까지 잃은 방삼통 사람들의 분노를 전하며 이를 단호하게 거절했다.
가야는 첫사랑과 적이 될 수밖에 없는 운명에 힘없이 실소했다. 이어 “우리 다음 세상엔 이렇게 태어나지 말자. 태어날 거면 같은 나라 사람으로 서로 마주보는 사이로 태어나고 아니면 영영 모르는 사람으로 그렇게 태어나자”라고 절절하게 고백, 애틋한 키스로 정태를 향한 감정을 정리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날 임수향은 감정의 강약 조절에 능한 모습을 보여주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피칠갑한 얼굴로 무표정하게 쌍검을 휘두르면서도 아끼는 부하 조동혁의 죽음에는 온 몸으로 오열하며 슬픔을 표현했다. 특히 김갑수 때문에 첫사랑과 등을 져야 하는 얄궂은 운명의 비애를 섬세하게 담아내 시청자들의 감정 이입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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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격시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