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성(35, 동부), 하승진(29, KCC), 오세근(27, KGC)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답은 ‘슈퍼루키’ 김종규(23, LG)가 가지고 있다.
창원 LG는 26일 부산사직체육관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홈팀 부산 KT를 96-82로 물리쳤다. 3연승을 달린 LG는 지난 2001년 이후 13년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하게 됐다. LG는 창단 첫 우승을 달성할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18시즌 KBL의 역사는 걸출한 빅맨들에 의해 좌우됐다. 서장훈은 1999-2000시즌 3연패에 도전하던 대전 현대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2002년 등장한 김주성 역시 판도를 바꿨다. 한동안 끊겼던 김주성의 후계자리는 하승진이 물려받았다. 오세근 역시 2012년 김주성이 버틴 동부를 상대로 첫 우승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김주성, 하승진, 오세근은 공통점이 있다.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지명돼 신인왕을 탄 뒤 소속팀을 곧바로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시켰다는 점이다. 이제 그 빅맨계보를 김종규가 물려받으려 한다. 김종규는 26일 3차전에서 7점, 3리바운드, 2스틸로 활약했다. 기록상으로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하지만 2쿼터 KT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는 덩크슛 한 방은 강렬했다. 골밑에 김종규가 버티고 있을 때 어떤 선수도 쉽게 돌파를 시도하지 못한다.
경기 후 김종규는 “여기까지 온 것도 쉽지 않았다. 챔프전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좋은 형들과 뛰면서 (우승)기회가 왔으니까 잡고 싶다. 챔프전에서도 원하는 목표를 이루고 싶다”며 웃었다.
하승진 등 선배센터들의 뒤를 잇는 기분은 어떨까. 김종규는 “형들이 우승하는 것을 봤을 때 ‘나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내게 기회가 왔다. 그 형들보다 부족하지만 좋은 동료들과 뛰고 있다. 내 몫만 하면 충분히 (우승)가능성이 있다.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챔프전의 열쇠는 김종규가 쥐고 있다. 모비스와 SK 모두 지역방어와 전면강압수비에 일가견이 있는 팀들이다. 지역방어를 쉽게 깨려면 빅맨의 역할이 중요하다. 최근 외곽슛이 일취월장한 김종규는 큰 힘이 될 전망.
데이본 제퍼슨은 “김종규가 많이 발전했다. 시즌 초반에는 많이 긴장했고 부담감이 심했다. 1순위 신인이라 주변에서 조언도 많았다. 지금은 편하게 경기하고 있다. 특히 점프슛이 많이 좋아졌다. 시즌 전에도 슛 쏘는 걸 봤는데 항상 슛이 좋은 선수라고 생각했다.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겁 없는 신인 김종규는 과연 챔프전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챔프 1차전이 펼쳐지는 4월 2일까지 기다리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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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