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은 패했지만 기성용(25, 선덜랜드)은 충분히 잘싸웠다. 한 때 자신을 영입하려고 눈독들였던 브랜든 로저스 감독 앞에서 감각적인 다이빙 슛을 선보이며 또 한 번 확실한 눈도장을 남기는 수확도 얻었다.
기성용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13-201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9라운드 리버풀전서 골 맛을 봤다. 0-2로 뒤지고 있는 가운데 후반 30분 만회골을 터트렸다.
이날 후반 16분 코너 위컴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은 기성용은 애덤 존슨의 코너킥을 몸을 날리며 헤딩슛으로 연결, 1-2를 만드는 만회골을 넣었다. 지난 1월 12일 풀럼과 경기서 시즌 3호골(리그 2호골)을 넣은 이후 약 2개월 15일 만의 골맛이었다.

기성용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선덜랜드는 리버풀의 상승세를 막지 못했다. 스티븐 제라드와 다니엘 스터리지에게 연달아 골을 내주며 1-2로 패한 선덜랜드는 6승 7무 16패(승점 25)로 18위에 머물렀다. 강등권을 벗어나는데 또 실패한 셈이다. 이제 불과 9경기만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에서 생존을 보장하기 어려운 순위다.
그러나 기성용이 보여준 이날 활약은 부진한 선덜랜드의 상황 속에서도 단연 빛날만한 것이었다. 후반 교체투입돼 체력적인 문제 없이 왕성한 활동을 보여준 기성용은 존슨과 함께 선덜랜드의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슈팅도 연달아 날리며 코너킥 기회를 만들어낸 기성용은 후반 30분 정확한 다이빙 슈팅으로 리버풀의 골문을 갈랐다. 로저스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공격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한 셈이다.
로저스 감독은 기성용이 셀틱에서 뛰던 시절, 그의 원 소속팀인 스완지 시티를 이끌며 EPL 승격과 잔류를 일궈낸 능력있는 감독이다. 능력을 인정받아 리버풀의 사령탑에 오른지 2시즌 만에 팀의 부흥을 이끌며 리버풀 팬들의 든든한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런 로저스 감독에게 있어 기성용은 익숙한 선수다. 로저스 감독이 스완지 시티 시절 영입하려 눈여겨봤던 선수가 기성용이기 때문이다. 로저스 감독은 "기성용은 (스완지 시티 시절)영입을 위해 지켜봤던 선수다. 프리시즌 기간 셀틱에서 뛰던 기성용을 만난 적이 있는데 그는 훌륭한 패싱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고 인터뷰한 바 있다.
로저스 감독이 지켜볼 당시 기성용은 셀틱에서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며 선발로 자리매김하던 시점이다. 로저스 감독은 셀틱의 중원을 조율하는 젊은 선수에게 눈독을 들였고, 그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하듯 기성용은 지난 시즌 맹활약하며 팀을 리그 우승으로 이끌고 프리미어리그 입성까지 이뤄냈다.
스완지 시티에서 주전 자리가 흔들리자 선덜랜드로 임대 이적, 팀의 부진 속에서도 공격 본능을 발휘하며 강팀과 경기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준 기성용의 활약은 로저스 감독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겨줬을 듯하다. 한때 영입하고자 했던 선수가 자신의 팀을 상대로 골을 넣는 모습은 다시 한 번 눈도장을 찍기에도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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