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찾사', 10년만에 대본심사 현장 첫 공개 '어땠나'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4.03.27 17: 21

SBS 예능 프로그램 '웃음을 찾는 사람들'(이하 웃찾사)이 방송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대본심사 현장을 공개했다.
'웃찾사' 제작진은 27일 오후 서울 강서구 등촌동 SBS공개홀 대강당에서 대본심사를 겸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현재 방영 중인 코너 '누명의 추억', '열혈강호', '응답하라 1594'의 대본 심사가 이뤄졌다. 이 밖에 대학로 공연을 통해 가능성을 인정받은 '찌라시 가족' 팀이 처음으로 참여했다.
'아이디어 검사'로도 알려진 '대본 심사'는 코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단계. 공연을 마친 개그맨들은 날카로운 제작진의 첨삭을 통해 버릴 것은 버리고, 채울 것은 채우는 시간을 가졌다. 조명이나 음악 등의 장치가 동원되지 않았지만 열기는 뜨거웠다. 각 코너를 이끌어가는 개그맨들은 실제 녹화 현장을 방불케 하는 리허설로 후끈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 사건은 약한 것부터 센 것으로.
 
"사건은 약한 것부터 센 것으로 진행돼야 한다." 처음부터 감정을 폭발시키고 터트리기 보다는 슬슬 감정을 끌어올린 후 마지막에 터트리는 한 방이 필요하다는 제작진의 의견이다. 이는 '누명의 추억' 팀이 보충해야하는 부분. 이창태 PD는 이동엽에게 갑작스럽게 상대를 윽박지르기에 앞서 왜 그렇게 되는지를 설명해달라고 부탁했다.
#. 조명으로도 웃길 수 있다.
 
'찌라시 가족'에서는 자신의 비밀을 감추기 위해 혈안이 된 가족들의 모습을 다룬다. 핑퐁처럼 오고가는 대사도 재미있지만, 제작진은 떨어지는 핀 조명 아래에서 독백을 하는 장치를 통해 웃음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고안했다. 갑작스럽게 분위기를 반전시키며 시청자들의 허를 찌르는 한 수를 노리는 것이다.
결정적인 순간에 어울리는 음악을 선곡해 넣는 것도 좋은 장치다.
#. 국민정서를 항상 기억하라.
상대를 깎아내리거나 도발적인 멘트를 하는 것도 좋지만 국민을 상대로 한 프로그램인 만큼 시청자들의 정서를 감안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동물을 무대에 올리며 괴롭히는 듯한 인상을 주어서는 안된다. 부모에 대한 반항도 비난을 받을 수 있는 부분. 부모에게 대들듯이 말하기 보다도 혼잣말을 하듯이 수줍게 읊는 대사로 의외의 재미를 노리자는 이야기가 오갔다.
한편 '웃찾사'는 지난 2003년 처음 전파를 탄 후 2010년 폐지됐다. 1년의 공백기를 가진 후 '개그투나잇'으로 1년 6개월 간 시청자들과 만났으며, 지난 2013년 다시 '웃찾사'로 옷을 갈아입었다.
한때 30%까지 육박하는 등 국민 개그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던 '웃찾사' 측은 과거의 영광을 재연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는 각오다.
'웃찾사'는 지난 1월 4% 수준에 머물렀던 시청률이 2월부터 6%대로 올라서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제작진은 매주 평균 2개 코너를 신설하는 등 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는 중. 현재 '좋아 보인다', '관객의 난', '체인지', '응답하라 1594', '열혈강호', '우주스타 정재형', '별에서 온 그놈' 등의 코너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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