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심장은 여전히 푸른색입니다."
수원과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고 J2리그서 테스트를 받고 있다는 곽희주(33)의 심정이다. 수원의 '레전드'가 구단과 마찰이 생겨 국내리그로 이적이 되지 못하고 일본의 2부리그서 테스트를 받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곽희주는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곽희주는 지난 2003년 수원에 입단해 지난해까지 총 285경기에 나서 17골 6어시스트를 기록한 '프랜차이즈 스타'다. 수원과 계약이 만료된 후 새로운 팀을 찾아 중국과 중동리그를 두드렸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광저우 부리, 텐진 테다(이상 중국) 등과 협상했으나 계약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새로운 길에 대한 두려움이 생겼다. 그래서 에이전트를 교체했다. 그러면서 지금 곽희주는 일본 J리그 진출을 노리고 있다. FC도쿄다. 주전 수비수로 뛰던 장현수(23)가 광저우 부리로 이적하면서 마땅한 대체 자원을 찾고 있는 FC도쿄는 곽희주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장현수 뿐만 아니라 브라질 출신의 외국인 선수도 무릎상태가 좋지 않아 즉시 전력감 수비수가 필요하다.
곽희주는 27일 OSEN과 인터뷰서 "수원에 서운한 감정은 전혀 없습니다. 제가 선택한 길이기 때문에 조용히 걸어가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많이 알리지 않았고 조용하게 이적을 추진했습니다"면서 "여러 곳의 문을 두드린 것이 사실이지만 해결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축구 시스템면에서 선진적인 일본에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일본 진출을 노리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현재 FC도쿄는 이탈리아 출신의 마시모 피카덴티 감독이 이끌고 있다. 주전 수비수들이 이적과 부상으로 인해 즉시 전력감이 필요한 상황. 피카덴티 감독은 곽희주에 대해 특별한 대우를 하고 있다. K리그서 활약한 능력을 인정하고 정상적인 몸 상태가 된 후 지켜보겠다는 것.
"FC도쿄는 현지 즉시 전력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그동안 개인 훈련만 했기 때문에 분명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 상황을 아신 감독님께서 일주일간의 시간을 주셨습니다. 피지컬 훈련부터 모든 훈련에 참석하면서 열심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곽희주는 수원 출신인 에두로부터 큰 도움을 받고 있다. 에두는 지난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수원에서 95경기에 나서 30골 15어시스트를 기록,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그 후 에두는 독일 분데스리가를 시작으로 중국을 거쳐 현재는 FC도쿄서 활약하고 있다. 곽희주와는 3년간 수원서 생활하면서 많은 것을 공유하기도 했다.
그는 "오랜만에 에두를 만났지만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에두는 특별한 이야기는 하지 않습니다. 수원에서 했던 만큼만 하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격려를 해주고 있습니다"라면서 "외국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굉장히 많이 들었습니다. 정말 반갑지만 그만큼 전하지 못하니 답답합니다"라면서 에두와 재회에 대한 기쁨을 표현했다.
곽희주는 에두와 수원 이야기를 하면서 언젠가는 반드시 돌아가겠다는 의지가 더욱 커졌다. 프로 데뷔 후 단 한번도 다른 곳에서 뛸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일본 진출에 대한 고민도 털어 놓았다. 현재 나이로 유럽무대 진출을 노리는 것이 아니다. 선수생활을 마치고 지도자로서 국내에 복귀했을 때를 대비하기 위해 J리그 진출을 결정했다.
그는 "이미 팀에서 내가 희생한 것에 대해 충분히 가치를 인정했고 해외진출도 가능하게 해주셨습니다. 외국인 선수도 데려온 상황서 재계약에 대한 제의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구단도 어려운 살림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새로운 길을 찾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도전하게 됐습니다"라면서 서운한 감정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후배들에게 도전의 기회를 주기 위해서 수원을 잠시 떠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섣부른 이야기지만 곽희주는 수원에서 새로운 꿈을 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적료 부분은 처음 듣는 이야기입니다. 사실이 아닙니다"라고 강하게 부정한 뒤 "만약 사실이라고 해도 의미 없습니다. 제가 다시 한국으로 복귀한다면 무조건 수원입니다. 연봉을 한푼도 받지 못하더라도 수원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농담으로 들리시겠지만 저의 피는 푸른색이고 심장은 수원에 있습니다. 또 '곽대장'은 어디 가지 않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제가 돌아갈 곳은 수원입니다"라며 굳은 다짐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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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희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