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선발' 밴 헤켄, 3년차의 노련미 품었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03.28 05: 59

넥센 히어로즈 좌완 앤디 밴 헤켄(35)은 덕아웃에서 목소리를 듣기 가장 어려운 선수 중 한 명이다.
평소 성격이 차분한 편인 밴 헤켄은 마운드 위에서도 화를 내거나 눈에 띄게 기뻐한 적이 없다. 항상 눈에 띄지 않게 제 몫을 다하는 그는 조용히 한국 무대에서 2년 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다. 그리고 어느새 브랜든 나이트(39)가 매년 자리잡던 개막전 선발까지 꿰찼다.
밴 헤켄은 오는 29일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SK 와이번스와의 개막전에 선발로 예정됐다. SK에 맞춰 좌투수를 내는 것도 있지만 지난해 보여준 밴 헤켄의 모습이 오히려 나이트보다 안정적이었던 까닭도 한 몫 했다. 염경엽 감독은 지난해 마무리 훈련 때부터 밴 헤켄을 올해 개막전 선발로 점찍었고 그에게는 스프링캠프 때 통보를 해뒀다.

지난 25일 목동구장에서 만난 밴 헤켄은 여전히 긴장되는 모습 없이 평온했다. 평소의 성격에 3년차 한국 무대라는 여유까지 더해진 모습이었다. 밴 헤켄은 "개막전에 선발로 서게 돼 영광이다. 개막전에 선발로 들어갈 수도 있다고 들었지만 시즌 들어가는 것과 똑같이 준비했다. 3년차를 맞으면서 이제 한국 무대가 편하다"고 말했다.
올 시즌은 외국인 타자들이 각팀에 합류하면서 예년에 비해 타고투저의 해가 예상되고 있다. 밴 헤켄은 "모든 팀에 외국인 타자가 들어와 어려운 시즌이 될 것 같다. 하지만 한국 리그는 각팀마다 원래 외국인 타자 빼고도 잘 치는 타자가 많다. 볼배합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밴 헤켄이 믿는 것은 역시 그를 도와줄 막강한 타선이다. 그는 "내가 처음 왔을 때(2012년)부터 우리 팀은 좋은 타격을 하는 팀이었다. 올해도 내가 최소 실점을 하도록 노력하면 타자들이 득점 찬스를 많이 살려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장 친한 선수는 부부 동반 모임을 갖기도 하는 박병호.
그는 올 시즌 목표를 팀의 우승으로 정했다. 다른 개인적인 목표는 비밀. 밴 헤켄은 "한국은 개인적인 목표를 공개하는 분위기지만 나는 혼자 간직하고 싶다. 다른 목표는 단 하나, 팀이 우승하는 것이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준비 시간이 너무 길었는데 드디어 시즌이 시작돼서 기분이 좋고 기대가 된다"며 미소지었다.
밴 헤켄은 지난해 140km 중반대의 직구와 떨어지는 변화구의 제구력을 높이며 한국 무대에서 선전했다. 올해 역시 휴식 기간부터 스프링캠프, 시범경기까지 1년 전과 똑같이 준비하며 3년차를 맞았다. 2012년에 비해 더 호투하면서 2년차 징크스에 대한 우려를 털어냈던 지난해. 그리고 여기에 노련함을 더한 3년차의 밴 헤켄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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