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스의 무리한 요구, 임창용의 아쉬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3.28 06: 16

마지막까지 메이저리그(MLB)에서의 성공을 꿈꿨던 임창용(38, 삼성)이 그 꿈을 잠시 미뤘다. 스스로는 “실력이 부족했다”라고 말했지만 전 소속팀 시카고 컵스의 배려에도 아쉬움이 남는다. 다소 무리한 요구 조건을 걸었고 이는 임창용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임창용은 27일 오전 경산 볼파크에서 열린 기자 회견을 통해 삼성 복귀를 공식적으로 알렸다. 계약 조건은 상호 합의 하에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연봉 5억 원에 별도의 인센티브가 걸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창용은 오승환(한신)의 이적으로 공백이 생긴 삼성의 새 마무리가 될 전망이다. 삼성으로서는 불펜의 고민을 덜 기회를 잡았다.
친정팀으로 돌아온 것에 대한 기쁨을 가감 없이 드러낸 임창용이었다. 그러나 MLB 도전에 대한 아쉬움 역시 숨기지 않았다. 임창용은 기자회견에서 “미국 생활에 대한 아쉬운 점도 있지만 돌아와서 기쁘다”라고 운을 뗀 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스프링캠프에서 잘 해서 올라갔으면 좋았을 텐데 실력이 부족해 못 올라가 아쉽다”라고 솔직한 심경을 털어놨다.

올해 컵스의 초청선수 자격으로 스프링캠프에 합류했던 임창용은 시범경기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잘 던진 날은 좋았지만 그렇지 않은 날은 다소간 아쉬움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다만 컵스의 배려가 아쉬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나치게 구속에 초점을 맞췄고 이에 대한 요구가 임창용의 밸런스를 미묘하게 흔드는 악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임창용이 한창 스프링캠프를 진행하고 있을 당시 임창용의 한 측근은 “몸 상태는 좋다. 직구 구속도 93마일(150㎞)까지 나오고 있다”라고 했다. 그러나 “아직 구속이 컵스의 요구 조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컵스는 임창용이 스프링캠프에서 최소 95마일(153㎞)의 공을 던져주길 요구했다. 임창용의 전반적인 몸 상태를 구속으로 평가하겠다는 의미였다.
임창용은 이에 대해 “지금 구속으로도 충분히 타자를 상대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표현했지만 컵스의 뜻은 확고했다. 한 관계자는 “천천히 몸 상태를 끌어올려야 하는 상황이었고 임창용의 페이스는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구속에 대한 컵스의 집착이 컸다. 임창용도 이런 상황에 대해 부담감을 느꼈던 것 같다”고 귀띔했다.
등판 간격에 대한 배려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컵스는 시범경기 막판 임창용의 등판을 이틀 간격으로 잡아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마지막에는 이 일정을 지켜주질 않았다. 다른 투수들에게 우선권을 주다 보니 임창용의 등판 일정이 꼬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역시 투구 페이스에 영향을 줄 만한 사안이다. 몸은 잘 만들었지만 마운드에서 최고의 결과를 내기에는 여러모로 사정이 좋지 않았다.
결국 컵스는 임창용을 방출했다. 다행히 마지막에는 임창용의 의견을 존중해 아무 조건 없이 방출함으로써 배려의 모양새를 갖췄다. 이에 삼성도 이적료 부담을 덜고 임창용과 협상을 진행해 속전속결로 영입을 결정할 수 있었다. 그렇게 임창용은 삼성 유니폼을 입었지만 마지막 컵스에서의 스프링캠프는 적잖은 아쉬움과 함께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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