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스캇, SK ‘잘 생긴’ 중심타선 만들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3.28 13: 01

지난해 중심타선 문제로 머리가 아팠던 SK가 올해는 희망 속에 시즌을 시작한다. 최정(27)과 루크 스캇(36)으로 이어지는 확실한 3·4번 라인에 대한 기대가 크다. 모기업의 광고대로 ‘잘 생긴’ 중심타선을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 전반기 내내 4번 타자 문제로 속을 태웠던 SK는 올해 루크 스캇을 영입해 중심타선을 채워 넣었다. 새롭게 바뀐 외국인 보유 규정에 따라 외국인 타자 영입에 나선 SK는 당초 정근우(한화)의 이탈로 빈 내야 자원도 염두에 뒀었다. 그러나 결국 SK의 선택은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135개의 홈런을 친 스캇이었다. 중심타선부터 확실하게 해결하고 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영입이었다.
스캇을 영입함에 따라 SK는 4번 부담을 덜었다. 그리고 리그 최고의 3·4번 라인에 대한 기대감에도 부풀어있다. SK에는 리그 최고의 3번 타자인 최정이 있다. 스캇이 한국무대에 잘 적응한다면 그야말로 정교함과 장타력을 모두 갖춘 3·4번 라인을 구축할 수 있다. 이만수 SK 감독도 “스캇이 들어와 중심타선이 꽉 채워진 기분이 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별다른 이변이 없는 이상 ‘3번 최정-4번 스캇’의 구도는 시즌 초반 붙박이가 될 공산이 크다.

서로에 대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스캇이 잘 한다면 지난해 집중견제를 당했던 최정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질 수 있다. 최정을 피하기가 어려워지는데 최정의 공격적인 성향을 고려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최정이 많이 살아나간다면 스캇도 힘을 받을 수 있다. 평상시 “득점권 상황을 즐긴다”라고 말하는 스캇이다. 타점 생산 능력이 극대화될 수 있다.
두 선수는 시범경기에서도 가능성을 선보였다. 최정이 수비 도중 어깨에 타구를 맞는 부상으로 적잖은 경기에 자리를 비웠지만 올 시즌 맹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측면이 적지 않았다. 최정은 부상으로 타격감이 떨어진 상황에서도 타율 3할4푼6리, 2홈런, 8타점을 기록했다. 스캇은 11경기에서 타율이 2할6푼7리로 조금 떨어졌지만 9개의 볼넷을 고르며 4할2푼5리의 출루율을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992로 수준급이었다. 역시 2개의 홈런, 8타점을 기록하며 장타력과 득점권 상황에서의 강점을 모두 확인했다.
두 선수의 장점은 마냥 휘두르기만 하는 유형이 아니라는 점이다.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할 수 있는 정교함을 갖췄고 상대 투수들과의 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경험을 갖추고 있다. 최정은 최근 4년 연속 3할 이상의 타율과 20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한 강타자다. 스캇도 시범경기에서 끈질기게 공을 보면서 한국 투수들의 성향을 익히려 노력했고 그 결과 많은 볼넷을 얻어내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두 선수가 올 시즌 어떤 활약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SK의 성적, 나아가서는 한국프로야구의 판도도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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