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참으로서 해야 할 역할이 분명히 존재한다".
불혹의 나이에도 야구를 향한 열정 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호랑이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베테랑 투수 최영필(40)이 올 시즌 각오를 드러냈다.
최영필은 지난 1997년 현대에 입단한 뒤 한화와 SK를 거쳤다. 프로 17년동안 선발, 중간, 마무리 투수로 394차례 마운드에 올라 37승 56패 14세이브(평균자책점 5.02)를 기록했다.

2005년 한화 시절 40경기에 등판, 8승 8패 5세이브(평균자책점 2.89)의 수준급 투구를 펼쳤다. 지난 2011년 FA 선언한 뒤 미아가 되는 바람에 1년을 쉬었다. 2012 시즌 SK에 입단해 작년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었다. SK 퇴단 이후 새로운 팀을 물색했으나 찾지 못했다.
KIA가 최영필을 영입한 이유는 불펜보강을 위해서다. 스프링캠프 도중 곽정철, 박지훈, 유동훈 등 주력 불펜투수들이 모두 부상으로 빠진데다 시범경기에서 한승혁 박준표 신인급 얼굴들의 구위가 올라오지 않으면서 불펜강화에 부심해왔다.
지난 27일 삼성 라이온즈 2군과의 연습 경기가 열리기 전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최영필은 "야구하는 건 다 똑같다. 적응에 대한 어려움은 없다"며 "KIA 코칭스태프 및 선수단 모두 잘 대해준다"고 근황을 전했다.
SK에서 방출 통보를 받은 뒤 경희대학교 인스트럭터로 활동했던 그는 현역 생활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언제가 됐든 기회가 있을 것이라 믿고 꾸준히 훈련을 해왔다. 몸상태는 거의 실전 등판에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 올렸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프로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된 최영필. "어렵게 합류하게 됐는데 KIA 성적 향상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게 그의 말이다. 신고선수로 입단한 최영필은 6월부터 1군 등록이 가능하다. 그는 "운동장에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잘 준비해야 한다. 고참으로서 해야 할 역할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리고 최영필은 "이곳에 머무르며 몸관리 잘 해서 1군에 합류하게 된다면 필승조 내지 불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지 않겠냐"며 "내가 가지고 있는 부분을 완벽히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그는 "컨디션은 괜찮은 편이다. 제구력만 좀 더 다듬어 올라가면 좋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투수 최영필이 위기에 처한 KIA 계투진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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