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박하선이 속 터지는 정의감으로 SBS 수목드라마 '쓰리데이즈'에서 '민폐 여주'에 등극할 기세다.
박하선은 '쓰리데이즈'에서 서조분소 순경 윤보원 역을 맡아 출연 중이다. 한적한 시골 동네 경찰인 그는 넘치는 정의감으로 거대 조직에 맞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동부서주하고 있다. 문제는 보원이 이 세력에 맞설 능력이 없어 보인다는 점이다. 경찰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사건에 들어가려고 하지만 늘 적에게 추적의 실마리를 제공하고 목숨도 위협받는 등 답답한 수사를 하고 있다.
극중 보원과 한태경(박유천 분)의 러브라인까지 등장한다면, 태경이 보원에 의해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것이라는 뻔한 예측이 가능할 정도다. 그의 정의감은 허술한 캐릭터로 인해 모래알을 씹는 듯 불편함을 주고 있다.

지난 27일 방송에서도 보원은 16년 전 발생했던 '양진리 사건'을 풀 열쇠를 쥔 인물 리철규(장동직 분)를 쫓다 오히려 그에게 붙들렸다.
철규는 북한에서 사형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실은 비밀스럽게 인천의 한 여인숙에 몸을 숨기고 있었던 상황. 보원은 그동안 기준이 인천의 한 공중전화에서 걸려온 발신번호와 자주 통화를 나눴다는 점을 수상하게 보고 이를 추적했다.
이후 보원은 문제의 공중전화로 태경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위치를 알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급습한 철규에게 잡히고 말았다. 태경에게 진행 상황을 보고하려던 보원의 전화는 '어서 구해달라'는 SOS 메시지가 됐다.
적을 제압할 수 없다면 완벽하게 몸을 숨겨야 하는 처지지만 보원은 놀라울 정도로 당당하게 현장을 활보하고 다닌다. 덕분에 적에게 노출도 많이 되고 위험한 상황에도 자주 처한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태경이 등장해 그를 돕고 있는 상황. 결국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만 하는 보원의 모습은 긴장감 넘치는 '쓰리데이즈'와 동떨어진 인상이다.
아울러 박하선은 여전히 정의로운 순경 보원에 빠져들지 못하고 겉도는 인상을 주고 있다. 뛰고 구르고 떨어지는 다양한 액션신은 인상적. 그러나 역할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표정, 말투에 과한 힘을 실려 있어 아쉬움을 준다.
그동안 여성스럽고 청순한 캐릭터로 안방극장을 찾았던 박하선에게 보원은 연기 스펙트럼을 넓힐 기회다. 그가 이 기회를 이용할 수 있을지, 도전에 그칠 것인지는 남은 8회 안에 증명해야 하는 과제로 남아있다.
한편 '쓰리데이즈'는 전용 별장으로 휴가를 떠난 대통령이 세 발의 총성과 함께 실종되고 사라진 대통령을 찾아 사건을 추적하는 경호원의 긴박한 내용을 그린 작품. 손현주, 박유천, 장현성, 윤제문, 소이현, 박하선, 최원영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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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리데이즈'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