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코퀸’은 살아있다. ‘앙큼한 돌싱녀’ 이민정이 자신의 이름 앞에 붙은 ‘로코퀸’이라는 수식어가 어색하지 않은 자연스러운 연기와 상대역들과의 ‘케미스트리’(화학반응)로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27일 방송된 ‘앙큼한 돌싱녀’(극본 이하나 최수영 연출 고동선 정대윤)에서는 두 남자의 관심을 동시에 받는 주인공 나애라(이민정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앞서 나애라는 회사 워크샵 장소에서 연하남인 국승현(서강준 분)에게 열렬한 구애를 받았다. 국승현은 “잠자기 전에 그 사람 생각하면서 자고 아침에 눈뜨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그 사람이다. 나애라씨다”라고 말하며 고백했고 당황한 나애라는 “내가 그렇게 불쌍해 보였냐”며 거절했다.

다음날 나애라는 다시 한 번 옥상에서 국승현을 만나 자신의 의사를 전했다. 그러나 평범하게 거절하는 나애라가 아니었다. 그는 “내가 어릴 때부터 인기가 많았다”, “키만 크면 미스코리아 나가야 된다는 말도 들었고 신은 공평해서 너에게 미모를 줬지만 머리를 안 줬다는 말도 들었다”며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어필’했다.
이어 “당황스럽다. 아무리 그래도 내가 이렇게 한참 어린 남자에게 어필된다니 예상치 못한 부분이 있다. 그래도 할 말은 해야겠다. 난 안타깝지만 국 씨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고백을 거절하는 나애라의 말에 국승현은 거리낌 없이 “오케이”라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현재 나애라의 전남편 차정우(주상욱 분) 역시 그를 졸졸 쫓아다니며 괴롭힘으로 애정을 표현하고 있는 상황. 회사 대표인 차정우는 말도 안 되는 트집을 잡아 인턴인 전부인 나애라에게 야근을 시키거나 그가 국승현과 함께 있는 모습을 감시하며 두 사람이 관계가 발전되는 것을 막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여주인공 나애라는 누구의 옆에 있어도 잘 어울린다는 점. 이민정은 주상욱의 옆에서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연하남 서강준의 열렬한 구애를 받아내는 '자뻑'의 모습도 자연스럽게 잘 어울려 시청자들의 호평을 듣고 있다. 여성 시청자가 많은 '로맨틱 코미디'의 특성상 더 많은 주목을 받는 쪽은 주상욱, 서강준일 수 있지만 이민정은 막강한 두 남자 사이에서도 자신만의 매력과 존재감을 발산하며 보는 시청자들에게 즐거움을 만들어주고 있는 상황이다.
‘앙큼한 돌싱녀’에 등장하는 나애라의 매력은 솔직함에 있다. 그는 때론 감출 수 없는 무식함을 뽐내 사람들의 비웃음을 사기도 하지만, 꼬인 데 없이 즉각즉각 반응하는 '쿨'한 모습으로 여성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전남편인 차정우를 향한 원망과 미안함을 동시에 표출하는 감정연기와 진지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그에게 '로코퀸'이란 수식어가 괜히 붙어있는 게 아님을 다시 한 번 실감나게 한다.
'앙큼한 돌싱녀'는 동시간대 장르물과 시대극이라는 강력한 경쟁자들 사이에서도 꿋꿋이 일정한 시청률을 지키며 선전하고 있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견인하는 '로코퀸' 이민정의 남은 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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