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을 강조한 박종환 감독의 ‘파도축구’가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성남FC는 지난 26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4 4라운드에서 수원 삼성을 2-0으로 물리쳤다. 개막 후 3경기 1무 2패, 무득점의 부진에 시달리던 성남은 드디어 파도를 타기 시작했다.
물꼬는 튼 선수는 브라질에서 영입한 골잡이 바우지비아였다. 그는 전반 21분 이창훈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아 넣어 시즌 첫 골을 신고했다. 시민구단으로 새롭게 태어난 성남의 올해 첫 골로 의미가 깊었다. 아울러 강팀 수원을 침몰시킨 결승골이었다. 전반 36분 김철호의 추가골까지 더해진 성남은 값진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이날 바우지비아는 점심을 먹고 체한 상태서도 “한 골 넣겠다”며 선발출전을 자청했다고 한다. 경기 후 그는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시즌 11~13골이 목표다. 브라질보다 공격적으로 뛰겠다”고 선언했다.
바우지비아의 상승세에 마냥 좋아할 수 없는 선수가 있다. 바로 지난 시즌까지 성남의 에이스로 뛰었던 제파로프다. 그는 0-1로 패했던 경남과의 개막전 후 한 동안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개인플레이로 박종환 감독의 눈 밖에 났기 때문이다. “이런 선수가 잘한다고 대접을 받았으니 팀이 이 모양이지. 제파로프는 선수도 아냐” 박종환 감독은 독설까지 서슴지 않았다.
2경기에 결장하자 제파로프도 정신을 차릴 수밖에 없다. 수원전 첫 골의 주인공 바우지비아는 후반 27분 제파로프와 교체됐다. 남은 시간 동안 제파로프는 박종환 감독에게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바우지비아와의 무한경쟁에서 자신이 뒤질 수 있다는 의기의식을 느낀 것. 누구라도 주전자리가 보장되지 않는 박종환식 ‘파도축구’의 실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는 셈이다.
성남은 29일 ‘1강’으로 꼽혔던 전북과 맞대결을 펼친다. 간만에 몰아친 파도가 더 높게 솟을까. 아니면 허무하게 주저앉을까. 바우지비아와 제파로프가 펼칠 선의의 경쟁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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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FC SPOTV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