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연패’ 필라델피아, 대형신인 잡기 위한 고의패배?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4.03.28 11: 58

26연패에 빠진 필라델피아가 미국프로농구(NBA) 역사를 새로 쓸 기세다.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도요타 센터에서 벌어진 2013-2014시즌 휴스턴 로케츠 원정경기에서 98-120으로 패했다. 휴스턴은 5명의 선수가 13점 이상을 올렸다. 드와이트 하워드는 17점, 13리바운드, 3블록슛으로 26분만 뛰면서 골밑을 점령했다. 제임스 하든은 26점, 10어시스트로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이로써 필라델피아는 무려 26연패(시즌 15승 57패, 승률 20.7%)를 기록하면서 지난 2010-2011시즌 클리블랜드가 세웠던 NBA 역대 최다연패 기록과 동률을 이뤘다. 필라델피아는 앞으로 1패만 더 하면 NBA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시에 미국 4대 메이저 스포츠(풋볼, 농구, 야구, 아이스하키) 중 역대 최다연패 팀으로 남게 된다.

국내에서는 1998-1999시즌 대구 동양이 32연패(시즌 3승 42패, 승률 6.7%)를 당해 세계프로스포츠 최다연패 신기록을 세운바 있다. 당시 동양의 기록은 CNN에 해외토픽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기록도 올 시즌 필라델피아에 의해 깨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사실 경기를 하기 전부터 승패는 정해져 있었다. 경기 후 브렛 브라운 필라델피아 감독은 “지금의 고통은 앞으로 얻게 될 긴 희망에 비하면 찰나다. 지금의 순간이 우리에게 유쾌하지는 않지만, 필요한 순간”이라며 고의패배 의혹에 대해 부인하지 않았다.
필라델피아는 일부러 올 시즌을 망친 뒤 드래프트에서 대형신인을 뽑아 팀을 재건할 심산이다. 올해 NBA 드래프트에는 앤드류 위긴스(18, 캔자스대, 203cm, 포워드), 조엘 엠비드(18, 캔자스대, 213cm, 센터), 줄리어스 랜들(18, 켄터키대, 포워드), 자바리 파커(18, 듀크대, 포워드) 등 향후 팀의 10년을 책임질 수 있는 대어들이 줄지어 쏟아져 나올 전망이다.
이를 위해 필라델피아를 비롯한 하위권 팀들은 대형신인 지명확률을 높이기 위한 ‘고의 패배’를 서슴지 않고 있다. 김종규, 김민구, 두경민이 쏟아져 나올 것에 대비한 지난 시즌 한국프로농구의 행태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필라델피아는 2013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6순위로 뽑은 센터 널린스 노엘을 일찌감치 시즌아웃 처리했다. 치명적 무릎부상이 있어 어차피 장기휴식이 필요한 선수였다. 대신 필라델피아는 11순위로 뽑은 마이클 카터-윌리엄스의 ‘노골적’ 신인왕 만들기에 나섰다. 이날 윌리엄스는 11개의 슛을 던져 2개만 성공시키며 4점에 그쳤다. 
필라델피아의 고의패배 의혹은 심증은 있지만, 물증은 없는 상태다. 과연 필라델피아는 한 시즌을 포기해 대형신인을 잡을 수 있을까. 또 대형신인을 잡는다 해도 고의패배가 정당화될 수 있을까. NBA가 시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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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필라델피아의 신인 마이클 카터-윌리엄스 /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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