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 프로그램 '세바퀴'는 생명연장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세바퀴' 제작진과 출연진은 28일 오후 경기도 일산 MBC 드림센터 2층 공개홀에서 진행된 MBC 예능프로그램 ‘세바퀴’의 기자간담회를 갖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했다.
이날 가장 많이 떠오른 질문은 7년차 프로그램인 ‘세바퀴’가 살아남는 법과 나아가야할 방향 등에 대한 질문이었다. 최근 종편채널이나 케이블채널 등에서 비슷한 ‘떼토크쇼’들이 무수히 등장하고, 관찰 예능이 가장 ‘핫’한 포맷으로 떠오르는 등 ‘세바퀴’에는 불리한 상황들이 반복돼 온 것이 사실. 연출을 담당하는 이지현PD부터 안방마님 박미선, 입담꾼 김구라 등 ‘세바퀴’를 책임지고 있는 다양한 이들이 이에 대답했다.

이지현PD는 ‘세바퀴’를 비빔밥에 비유하며 “맛에 대해 더 연구 중이다”라고 밝혔다. 오랫동안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지만 더 오랫동안, 많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었다.
“‘세바퀴’에는 이유를 알 수 없는 흥이 있는데 이 흥을 유지하려 한다”며 프로그램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던 이PD는 “‘세바퀴’가 가져야 할 절대적 가치는 밝고 즐거운 프로그램이라는 점이다. (다른 ‘떼토크쇼’ 프로그램처럼) 사회적으로 약간 독하고 찜찜한 얘기를 하는 게 아니라 밝고 즐거운 얘기를 해야 하는구나 느꼈다”라고 말했다.
또 “당연한 얘긴데 정통성을 지키는 게 숙제라 생각한다. 출연진을 훌륭한 분들로 모셨는데 이분들로 어떤 밥상을 차려야 할 지 고민하고 있다”며 중학교 시절 ‘세바퀴’를 봤던 타이니지 도희가 20대가 돼 출연한 것을 예로 들며 “더 새롭게 올라오는 10대를 어떻게 품을 지 끊임없이 고민한다. 세대 통합을 하는 게 가야할 방향이라 생각한다”라고 방향을 제시했다.
안방 마님 박미선 역시 이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종편채널의 ‘떼토크쇼’ 등이) 워낙 독하다. ‘세바퀴’는 지상파라 걸러진 토크가 나와야하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있다. 자부하는 건 그 토크들의 원조가 ‘세바퀴’란 점이다. 원조만이 가진 힘이 있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요새는 관찰 예능이 조금 지친다고 할 정도로 많더라. 스튜디오 토크만이 가진 잔잔한 재미가 있다. 그런데 토크는 서로 친하지 않으면 '케미'가 없어서 예전 ‘가족오락관’이 가졌던 것과 같은 재미와 가족 같은 느낌이 나기 어렵다”며 ‘세바퀴’ 출연진의 가족같은 분위기를 프로그램이 가진 강점으로 꼽았다.
김구라는 자신이 출연하는 또 다른 토크쇼 ‘황금어장-라디오스타’가 ‘세바퀴’화 되고 있다는 비판을 받는 것에 대해 “나쁘지 않은 얘기다”라고 의외의 답변을 해 취재진의 흥미를 자아냈다.
그는 "'라디오스타'도 7년이 되다 보니까 대중적으로 다가가는 코너, 예를 들어 전화 연결 같은 것들을 해서 그런 오해를 받았다"며 "'라디오스타'의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얘기지 않나 싶다. '세바퀴'가 사실은 경쟁력이 충분히 있고 장점도 많은 프로그램이다. '라디오스타'는 트렌디한 느낌이고 '세바퀴'는 가족적인 느낌인데 그걸 가져가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솔직하게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현재 '세바퀴'는 기존의 밝은 분위기를 이어가되 젊은 세대 시청자들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방법을 고민 중이다. 그 고민에서 탄생한 것이 '세바스타' 코너. 아이돌 가수들이 출연해 장기 대결을 펼치는 이 코너에서는 이날 아이돌 가수 스피카와 레이디스 코드가 대결을 펼쳤다.
이지현PD는 "젊은 게스트가 나오는 것보다 중요한 것 젊은 사람이 들을 만한 내용을 만드는 것이다. '세바퀴'의 장점은 집단 섭외가 가능한 것이다"며 "아이돌도 집단이 될 수 있다. 신인 집단, 오디션 스타 출신 집단이 나와서 오히려 그분들이 집단에서 나오는 토크를 통해 들을 만한 이야기를 시청자 분들께 제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게스트 섭외 방향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MBC에는 장수하고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 많다. '무한도전'부터 시작해 '황금어장-라디오스타', '우리 결혼했어요', '세바퀴' 등은 MBC에서 오랜 시간 장수하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던 프로그램이다. 그 중에서도 가장 폭넓은 세대의 사랑을 받고 있는 '세바퀴'과 생명 연장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세바퀴’는 원조 ‘떼토크쇼’ 프로그램으로 올해로 일곱 해 째를 맞이한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세바퀴’의 MC인 박미선, 이휘재, 김구라, 연출을 맡은 이지현 PD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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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