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 오늘같은 경기를 또 하지는 않겠지."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이 쓴웃음을 지었다. 대전 삼성화재 블루팡스는 28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 천안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와 경기서 세트스코어 0-3(20-25, 19-25, 22-25) 완패를 당했다. 안방에서 현대캐피탈에 완패를 당한 삼성화재는 V8을 향한 도전의 첫 단추를 어렵게 끼우게 됐다.
신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삼성화재 팬들께 실망스러운 경기해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상대와 경기가 아닌 우리 스스로와 싸움에서 철저히 무너졌다"며 반성의 말을 전했다. "제대로 된 것이 하나도 없다. 단 한 명도 자기 페이스를 지킨 선수가 없어 경기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말을 이은 신 감독은 "이강주가 너무 철저하게 무너졌다. 강주가 리시브에서 완전히 무너지니까 다른 선수들이 전부 리듬을 잃은 꼴이 됐다"며 "2, 3주 동안 선수들 리듬을 맞추지 못했다. 우리 선수들이 잘못한 것이니 할 말이 없다. 감독 책임이지 할 말이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신 감독의 말마따나 이날 삼성화재는 극도의 부진을 보였다. 레오조차 쉬운 공격을 여러 번 놓치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신 감독은 "우리가 지는 경기를 할 때 보통 유광우 토스가 공이 느리고 높다. 그러면 레오가 매달리게 돼있다. (오늘도)광우 토스도 그렇고, 어떤 선수 한 명도 자기 리듬을 가지고 한 선수가 없다"며 "한 세트를 이기면 리듬 전환이 되면 잡을 수 있다 생각했는데 끝날 때까지 전혀 리듬이 바뀌지 않더라. 단판 승부 아니라 다행이라 생각한다. 5세트 중 1세트 잃었다 생각하고 2차전서 열심히 하겠다"고 설명했다.
말은 쉽지만 잃어버린 리듬을 찾기란 쉽지 않다. 신 감독은 "훈련이 하루 있지만 특별한 것은 없다. 설마 오늘같이 또 하겠나. 오늘같은 경기를 또 하지는 않겠지"라고 쓴웃음을 지으며 "2차전서 리듬을 완전히 바꿔야한다. 못바꾸면 상당히 부담스러워진다. 아가메즈가 뛰고 안 뛰고는 문제가 아니다. 아가메즈 이전에 우리가 우리 것을 못했다. 나도 할 말이 없더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마지막까지 "팬들에게 이런 경기 보여드려 죄송스럽다"고 거듭 반복한 신 감독은 2차전을 좋은 분위기에서 준비하겠다는 말을 남기고 기자회견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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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