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었던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새 시즌 시작부터 다시 만났다. 두산은 역대 개막전에서 보인 절대 우위를 지키겠다는 각오고, LG는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의 패배까지 되갚겠다는 생각이다.
두산과 LG는 전신인 OB와 MBC 시절을 포함해 역대 개막전에서 총 9차례 만났다. 역대 기록은 8승 1패로 두산의 압도적 우세였다. 장호연이 완봉승을 거둔 1983년에 OB가 MBC를 7-0으로 제압한 것을 시작으로, 베어스는 개막전에서 트윈스에 늘 강했다. ‘개막전의 사나이’ 장호연은 LG와의 개막전에서만 통산 4승을 챙겼다.
내용을 봐도 두산의 압승이다. 두산은 8번을 이기는 동안 3점차 이내로 승리한 것이 단 2번이었다. 나머지 6승은 모두 4점차 이상의 여유 있는 승리였다. 특히 1987년은 11-2, 2005년은 14-5로 승리하며 개막전부터 상대 마운드를 폭격했다.

LG가 승리한 것은 MBC 시절이던 1989년에 김기범이 완투하며 OB를 5-1로 꺾은 것이 유일하다. 외국인 선수 도입 이후에는 3번 붙었는데, 맷 랜들(2005), 다니엘 리오스(2006), 더스틴 니퍼트(2011)가 선발투수로 나선 두산은 3번 모두 LG에 이겼다.
올해 역시 두산이 유리하다는 전망이 아직은 지배적이다. 두산이 선발투수로 에이스 니퍼트를 낸 반면, LG는 김선우라는 깜짝 카드를 냈다. 다수의 예측은 선발의 무게에서 앞서는 두산쪽으로 기울어 있다. 하지만 김선우가 친정을 상대로 어떤 피칭을 보일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
지난해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의 엔트리에 있었던 선수 중에서는 김선우 뿐만 아니라 외야수 임재철도 이번 시즌을 앞두고 LG로 옮겼다. 친정팀을 만나는 두산 출신 베테랑 2명이 개막전에서 어떤 활약을 하게 될지도 이번 개막전의 큰 변수다.
개막전은 항상 큰 볼거리를 제공한다. 그리고 그것이 두산과 LG의 경기라면 더욱 그렇다. 역대 전적에서 한 팀이 9경기 중 8경기를 쓸어 담았지만, 새 시즌이 시작되면 다시 처음 만나는 듯 긴장감이 팽팽한 것이 두 팀의 라이벌전이다. 올해 개막전에서도 두산의 상승세가 이어질지, 아니면 LG가 개막전에서 당한 두산전 4연패를 끊어낼지 지켜볼 일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