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우빈과 자연인 김우빈의 간극은 컸다. 배우 김우빈은 개성적인 마스크 탓에 늘 나쁜남자로 분했지만, 자연인 김우빈은 그저 순수하고 수줍음 많은 20대 청년에 다름없었다. 사람 김우빈을 보여주고 싶어 ‘사남일녀’ 출연을 결심했다던 김우빈의 목표가 달성된 셈이었다.
김우빈은 지난 28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사남일녀' 12회에 막내 동생으로 합류, 수줍음 가득한 모습으로 묵묵하게 일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러면서도 트로트에 맞춰 막춤을 추며 자신의 이미지를 모두 내려놨다.
이날 김우빈은 드라마 ‘신사의 품격’을 통해 인연이 있는 김민종과 격하게 포옹하며 아이 같은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걸그룹 출연을 희망했던 김민종에게 “형 실망하셨어요? 걸그룹을 기대했다는 이야기 들었어요”라고 조곤조곤 서운함을 표출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김민종은 “형은 너 진짜 기대했어. ‘네가 0순위였어’라고 능청스럽게 거짓말하며 상황을 모면했다.

이어 등장한 홍일점 이하늬. 이하늬는 남자 게스트의 등장에 반색했지만, 눈에 띄게 어색한 태도를 보여 모두를 폭소케 했다. 그러나 김우빈 역시 처음 본 이하늬와의 대화가 어색하긴 마찬가지. 능청스러운 표정으로 “넌 왜 맨날 이런데서 자냐. 지켜주고 싶게”를 내뱉던 배우 김우빈의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하지만 김우빈은 처음 만난 가상 엄마의 손을 꼭 잡는 다정한 모습으로 여심을 설레게 했다. 그는 “(가상 어머니의) 손이 너무 상해서 마음이 아팠다. 저희 부모님 생각도 많이 났다”라며 가상 엄마의 손을 꼭 잡았던 이유를 밝혔다.
여기에 올챙이국수를 처음 먹어본 김우빈은 “처음에는 올챙이국수가 뭔지 몰랐다. 올챙이로 만든 건가”라며 다소 어리바리한 모습을 보여 모두를 폭소케 했다. 문화충격을 선사한 재래식 화장실에 대해서는 “화장실이 가장 당황스러웠다. 뭐라 그래야 되지? 뒤처리 룰이 달랐다?”라는 독특한 언어를 구사해 웃음을 선사했다.
무엇보다 압권은 김우빈의 어설픈 막춤. 이날 밭에서 냉이를 캐던 김우빈은 노래를 못한다며 철벽 방어했다. 그러나 다른 출연자들이 오승근의 ‘내 나이가 어때서’를 열창하는 김민종의 노래에 맞춰 막춤을 추기 시작하자, 그 역시 눈치를 살핀 후 막춤 대열에 합류해 웃음을 자아냈다.
여러 배역을 통해 반항아 이미지가 폴폴 풍겼던 탓일까. 김우빈은 현실에서도 까칠한 도시 남자일 것만 같았다. 그러나 실상은 내성적이고 수줍음 가득한 20대 청년. 반전 품은 김우빈은 뭘 또 이렇게 멋있는지. 앞으로도 펼쳐질 그의 매력 퍼레이드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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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남일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