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의 '토종 쌍포' 문성민(28)과 송준호(23)에게 특명이 내려졌다. 부상으로 시리즈 출전이 불투명한 리버맨 아가메즈(29)의 공백을 메워야하는 막중한 특명이다.
현대캐피탈이 28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3-2014시즌 V리그 챔피언결정전 1차전 삼성화재와 경기서 세트스코어 3-0(25-20, 25-19, 25-22) 완승을 거뒀다. 삼성화재의 안방에서 선승을 챙긴 현대캐피탈은 7년만의 우승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2006-2007시즌 이후 7년만의 우승을 꿈꾸는 현대캐피탈의 독기는 무서웠다. 1세트 초반 팀의 주포인 아가메즈가 부상으로 물러나는 돌발상황 속에서도 집중력을 잃지 않은 현대캐피탈은 '전통의 라이벌' 삼성화재의 안방에서 짜릿한 1차전 완승을 거뒀다.

승리의 주역은 누가 뭐래도 문성민과 송준호였다. 1세트 10-7로 현대캐피탈이 리드하던 상황에서 아가메즈가 점프 후 착지하다가 레오의 발을 밟고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을 당하며 위기를 맞은 현대캐피탈을 문성민과 송준호가 살린 셈이다.
아가메즈 없는 현대캐피탈의 공격 선봉에 나선 문성민은 서브 에이스 1개를 곁들인 19득점을 기록했고 아가메즈 대신 교체투입된 송준호 역시 알토란같은 11득점(블로킹 1개 포함)으로 승리의 발판을 닦았다. 두 선수의 활약은 현대캐피탈 선수단에 승리에 대한 불꽃을 지폈다. 레오에 밀리지 않는 토종 쌍포의 활약에 현대캐피탈은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승리를 따냈다.
문성민은 "아가메즈가 다치면서 경기가 좀 힘들어지겠다 싶었다"며 경기를 돌아봤다. "반대로 삼성화재 쪽에서 아가메즈가 빠져서 쉽게 생각을 한 것 같다"며 "우리는 우리 플레이를 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여유를 보였다.
평소보다 공격에 더 적극적으로 나선 탓에 3세트 막바지에 다리에 쥐가 나 주저앉으며 김호철 감독의 가슴을 철렁하게 한 문성민은 처음 나서는 챔피언결정전에 대해 "빨리 경기하고 싶었고 설레였다. 그러나 다른 경기랑 다름 없이 하나의 경기라 생각하고 임했다"며 평정심을 강조했다.
깜짝 활약으로 승기를 이어가는데 공헌한 송준호는 "팀에 도움을 줘야한다는 생각밖에 안했다. 경기 중간중간 막혀서 흔들린 부분도 있는데 형들이 잘 막아주고 또 도와줘서 끝까지 할 수 있었다"며 "아가메즈 없는 자리를 메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나라도 열심히 하는 모습 보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아가메즈의 부상 정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경미한 부상이라 하더라도 2차전에 출전할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2차전은 승부의 분수령이 될 요량이 크다. 삼성화재에 완승을 거뒀지만 2차전도 같은 모양새가 되리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현대캐피탈로서는 1차전 승리에 만족할 수만은 없다. 아가메즈의 공백을 메울 문성민과 송준호의 활약이 절실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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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