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등판 경험은 없다. 부담도 없다".
한화 새 외국인 투수 케일럽 클레이(26)가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았다. 한화는 29일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와 시즌 개막전 선발투수로 클레이를 예고했다. 롯데가 지난 2년 연속 포함 개막전 선발등판만 3차례 경험있는 토종 에이스 송승준을 내세운 반면 한화는 데뷔전을 치르는 클레이에게 개막전을 맡겼다.
지난 2007년 보스턴 레드삭스로부터 1라운드에 지명받은 클레이는 그러나 팔꿈치 수술과 재활로 메이저리그 진입에는 실패했다. 만 26세로 젊은 나이에 한화와 계약하며 새로운 무대 도전에 나섰다. 올해 전체 외국인선수 28명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리다. 나이는 어리지만 진중하고 성실한 훈련 자세로 코칭스태프의 신뢰를 쌓았다.

개막전 선발로 낙점된 것에 대해 클레이는 "미국에서 개막전에 등판한 경험은 없다"며 "128경기 중 1경기일 뿐이다. 개막전에 대한 큰부담은 없다. 오히려 정규시즌이 시작한 것에 대해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생애 첫 개막전 선발투수라는 중책에도 부담보다 기대감을 갖고 있는 모습이다.
클레이는 시범경기에서 3경기 나와 1승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했다. 지난 23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마지막 시범경기에도 선발등판, 5이닝 5피안타 3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그는 "시즌을 위해 그동안 준비를 잘 해왔다. 전지훈련과 시범경기를 통해 컨디션이 많이 올라왔다"고 자신했다.
한화에게 있어 롯데와 개막전은 사실 여러모로 부담스런 일전이다. 지난 2011~2013년 3년 연속 사직구장에서 롯데와 맞붙어 모두 패했다. 한화가 매년 시즌 초반부터 처진 데에는 개막전에서 롯데에 패하며 첫 단추부터 잘못 꿴 영향이 컸다. 올해도 개막전의 중요성은 두 말할 나위 없다.
클레이는 "부산관중들이 열정적이라고 들었지만 그에 따른 특별한 부담은 느끼지 않는다"며 "한화의 최근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올해는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나부터 최선을 다하겠다. 한 시즌 동안 부상없이 잘 마무리하는 게 목표다. 매경기 퀄리티 스타트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화 외국인 투수가 개막전 선발로 나선 건 2010년 호세 카페얀, 2013년 데니 바티스타에 이어 클레이가 3번째다. 카페얀은 문학 SK전에서 7이닝 5피안타 4볼넷 5탈삼진 3실점 역투에도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고, 바티스타도 사직 롯데전에서 5이닝 4피안타 3볼넷 4탈삼진 3실점에 그치며 팀도 역전패하고 말았다.
클레이가 2010년부터 개막전 4연패를 당하고 있는 한화의 악몽을 끊을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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