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전망이요? 저희는 거기에 연연하지 않아요”
지난 24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주최한 미디어데이&팬페스트에서 만난 양현종(KIA)은 “시즌 전 평가에서 KIA가 하위권으로 지목되고 있다”라는 질문에 얼굴 표정을 고쳤다. KIA 선수단을 대표해 이날 행사에 참여한 양현종의 반응은 딱 하나였다. “신경쓰지 않는다”라는 것이었다. 시즌 프리뷰에 대처하는 KIA 선수들의 자존심이었다.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 전력이 약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타의 핵심 선수였던 윤석민(볼티모어)과 이용규(한화)가 떠났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새 외국인 선수 세 명의 가세와 이대형의 영입, 그리고 몇몇 선수들의 가능성을 보고 있으나 나머지 팀들도 전력이 강화된 것은 마찬가지다. 상대적으로 KIA의 겨울이 초라해 보일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8위까지 떨어진 KIA가 올해 프리뷰에서도 고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 모른다.

그러나 KIA 선수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묵묵히 칼을 갈고 있다. 자존심도 적잖이 상했다. 양현종은 “다른 팀에 비해 저평가되어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그런 평가에 연연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하면 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선수단 분위기도 “해보자”라는 의지가 감돈다. 양현종은 “(주장인) 범호형부터 ‘우리는 떨어질 팀이 아니다’라고 말씀하신다. 개개인적으로 자존심이 상하는 부분도 있지만 우리끼리만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하면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KIA는 항상 시즌 프리뷰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팀이었다. 팬들의 열기도 둘째가라면 서러웠다. 때문에 시즌 시작 전에는 선수단 내부에서 부담감을 느끼는 분위기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조금 다르다. 자존심이 상해있고 “시즌 프리뷰를 뒤집어보겠다”라는 각오가 읽힌다. 오히려 부담감이 없는 상황에서 시즌을 시작하기에 심적으로는 한결 가벼운 상태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다.
심기일전의 효과도 있다. 선동렬 감독 등 코칭스태프부터가 분위기를 바꿨다. 여기에 새 경기장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했다. 지난해 중반 이후 느슨해져 있던 팀 분위기를 다잡는 계기가 됐다. 여기에 자존심 회복을 위한 의지까지 더해졌다. 부담을 던 호랑이들이 초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을 것인가. KIA팬들도 성적 이상의 감동을 바라고 있는 가운데 KIA는 29일 대구에서 삼성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2014년의 문을 연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