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스캇, 개막전부터 자존심 대결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3.29 06: 59

박병호(28, 넥센)와 루크 스캇(36, SK)이 맞붙는다. 굳이 부연설명을 하지 않아도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토종 거포와 외국인 타자를 대표하는 두 선수가 문학에서 자존심 대결을 벌인다.
SK와 넥센은 29일부터 문학구장에서 개막 2연전을 갖는다. 여러 가지 화제가 얽혀 있다. 우선 두 팀의 올 시즌 각오를 대변하는 개막 2연전이 될 수 있다. 오키나와 연습경기부터 ‘전력이 강하다’라는 평가를 몰고 다닌 넥센은 올 시즌 우승후보로까지 손꼽힌다. 지난해 7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탈락하며 자존심을 구긴 SK는 재비상을 노리고 있다.
선수로도 화제의 매치업이 많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박병호와 스캇의 대결이다. 박병호는 두말할 필요가 없는 리그 최고의 선수다. 2년 연속 홈런 및 타점왕을 휩쓸었다. 2012년에는 31개, 지난해에는 37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올해는 3년 연속 홈런왕을 노린다. 스캇은 그 반대 지점에 있다. 올해부터 새롭게 가세하는 외국인 타자 9명의 대표격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135홈런의 경력이 예사롭지 않다.

박병호는 자리를 지켜야 하는 상황이다.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워낙 기량이 탁월한 타자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부진했지만 박병호를 지적하는 목소리는 하나도 없었다. 그만큼 믿음이 강하다. 시범경기에서 엉덩이 부위의 부상으로 다소 주춤하기는 했지만 정규시즌에 맞춰 착착 몸을 만들었다. 여전히 투수들이 리그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타자다. 외국인 타자들의 공습에 맞서 토종의 자존심을 지킬 가장 유력한 후보이기도 하다.
스캇은 외국인 타자 중 가장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선수다. 올해 한국프로야구를 밟은 선수 중 MLB 경력이 가장 화려하다. 지난해까지 현역 메이저리거였다. 전성기는 다소 지났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시범경기에서 예사롭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며 기대감을 키웠다. 최대한 공을 많이 보는 와중에서도 2개의 홈런과 8개의 타점을 수확하며 예열을 마쳤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벌써부터 화제를 불러모으고 있다.
한편으로는 두 팀의 홈런 대결도 관심을 모은다. 넥센은 지난해 팀 홈런 1위(125개), SK는 2위(124개)의 팀이었다. 올해는 홈런포가 더 매서워질 것이라는 기대다. 넥센은 염경엽 감독의 말대로 “2번부터 7번까지 언제든지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선을 구축했다. SK도 스캇의 가세 효과가 있고 최정 김상현 박정권 한동민 이재원 등 중·장거리포들이 즐비하다. 두 팀의 강화된 대포 화력을 감상해보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