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없는 SK 불펜, 백인식이 해결사?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3.29 07: 46

보통 왼손 투수는 왼손 타자에게 강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다. 그러나 SK는 역발상에 기대를 걸고 있다. 좌타자 잡는 우투수다. 우완 사이드암 백인식(27)이 그 주인공이다.
SK는 올해도 왼손 불펜 부족에 고민하고 있다. 마무리 박희수, 그리고 지난해 가능성을 내비치며 필승조에 합류한 진해수가 전부다. 결국 올해 개막 엔트리에도 왼손 불펜 자원은 둘 뿐이다. 이만수 SK 감독도 “마땅히 불러올릴 자원이 없었다”라고 답답함을 드러냈다. 한 때 막강한 위용을 자랑했던 SK의 왼손 위용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이다.
김광현을 선발로 쓰기로 하면서 왼손 불펜 문제는 더 심각해졌다. 박희수가 마무리로 고정됨에 따라 중간에 쓸 수 있는 왼손 투수가 진해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적절한 투수 교체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 고효준은 4월에 군 복무가 끝나고 재활에 매진 중인 이승호는 아직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전반기를 버텨줄 만한 왼손 자원이 필요하다. 여기서 SK는 백인식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백인식은 사이드암 투수다. 보통 사이드암 투수들은 좌타자에게 약하다는 것이 상식이다. 팔이 나오는 각도상 타자가 공의 궤적을 좀 더 오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백인식은 그렇지 않다. 지난해 강력한 체인지업을 앞세워 좌타자를 상대로 승승장구했다. 백인식의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2할1푼6리였다. 오히려 우타자(.276)보다 더 낮았다. 백인식도 “좌타자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있다”라고 할 정도다.
지난해 SK의 5선발로 시즌을 마쳤던 백인식은 올해 채병룡에게 이 자리를 내줬다. 채병룡의 전반적인 컨디션이 백인식보다 더 좋았다. 하지만 오히려 백인식의 비중이 지난해보다 더 커졌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좌타자 상대에 대한 강점 때문이다. 여기에 백인식은 언제든지 2이닝 이상을 던질 수 있는 체력과 빠른 공을 가진 선수로 필승조 및 추격조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다. 선발 탈락은 아쉬운 일이지만 팀으로서는 백인식을 불펜에서 다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더 나은 그림일 수도 있다.
워낙 팔이 빨리 풀리는 체질이라 불펜 적응에도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평가다. 시범경기 때는 아직 낯선 보직에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부담이 없는 상황부터 점진적으로 경험을 쌓게 한다면 능히 필승조에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백인식이 SK 불펜의 해결사가 될 수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지난해 성적(5승5패 평균자책점 3.55)보다 훨씬 더 값어치 있는 공헌도를 선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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