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감독 신뢰에 개막전 맹타로 보답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03.29 10: 40

'남자는 자신을 믿어주는 사람을 위해 목숨을 바친다'고 했던가. '빅보이' 이대호(32, 소프트뱅크)가 정규 시즌 개막전서 맹타를 휘두르며 야키야마 고지 소프트뱅크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이대호의 일본어 통역을 담당하는 정창용 씨는 28일 지바 롯데 마린스와의 개막전을 앞두고 "시범 경기 때 잘 해야 한다는 마음이 컸다. 그러다 보니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소프트뱅크는 시범 경기 때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동료 선수들도 매서운 타격감을 뽐냈다.
반면 이대호의 방망이는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았다. 지난 2년간 일본 무대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건 사실. 외국인 선수 신분인 이대호는 올 시즌 소프트뱅크의 4번 타자로서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마음이 컸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으니 더욱 더 조급해질 수 밖에.

야키야마 감독의 따뜻한 한 마디는 이대호에게 큰 힘이 됐다는 후문. 정창용 씨에 따르면 야키야마 감독은 이대호에게 "금방 좋아질테니 절대 부담을 가지면 안된다. 그저 하던대로 하면 된다"면서 "몸쪽 공이 들어올때 왼쪽 어깨가 빨리 열리는 경향이 있다"고 조언했다.
이후 이대호의 방망이는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소프트뱅크 이적 후 첫 대포 가동은 물론 연속 경기 멀티 히트 등 이대호 이름 석 자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정창용 씨는 "현재 이대호의 타격감은 아주 좋다.  리그의 많은 투수들을 상대하면서 여유가 있다. 이제 머릿속에서 그려질 정도"라고 귀띔했다. 이대호는 이날 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 4타수 2안타 1타점으로 합격점을 받았다. 소프트뱅크는 지바 롯데를 11-5로 꺾었다.
이대호는 경기 후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첫 타석에서 안타를 터트려 안심했고 기뻤다. 그래서 인지 두 번째 타석 타점 기회에서 기분 좋게 타석에 들어갈 수 있었다. 좋은 타격리듬이었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일본 언론에서도 이대호의 활약에 대해 호평했다. 일본 스포츠 전문지 인터넷판은 29일 '이대호 효과로 소프트뱅크 타선 거침없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이대호가 4번에서 우치카와, 하세가와와 함께 클린업 타선으로 활약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거액 계약, 외국인 선수 신분, 4번 중책 등 그가 짊어지고 가야 할 부분은 아주 많다. 야키야마 감독의 믿음 속에 제 모습을 되찾은 이대호는 그토록 바라던 우승의 꿈을 이루기 위해 뛰고 또 뛸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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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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