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외야수 이승화(32)가 올해는 시즌 시작부터 끝까지 외야를 책임질 수 있을까.
이승화는 올해 시범경기에서 좌익수 후보군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는데 11경기에 출장, 타율 2할8푼9리(38타수 11안타)를 기록했다. 특히 이승화는 롯데 선수들 가운데 가장 많은 42번 타석에 들어가 주전 자리를 어느정도 굳혔음을 암시했다. 경쟁을 벌였던 김문호(11경기 타율 .219), 김대우(10경기 타율 .263)는 시범경기에서 컨디션이 다소 떨어졌다.
게다가 이승화의 가장 큰 장기는 수비다. 타구 판단능력과 주력, 어깨 모두 최상급이다. 이승화는 "나는 그냥 다른 선수들 하는만큼만 하는 평범한 외야수"라고 자세를 낮추지만, 수비능력은 국가대표급이다. 때문에 롯데를 거쳐간 감독들은 이승화에게 반드시 한 번씩은 기회를 줬다.

주전 좌익수 경쟁 승자는 이승화다.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후보군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보여줬다. 성과를 냈으니 구단은 선수에게 합당한 대우를 해야 한다. 게다가 경쟁자였던 김문호와 김대우 모두 이승화와 같은 좌타자. 플래툰시스템으로 경기 출장이 들쑥날쑥해질 가능성도 높지 않다.
이제는 이승화가 기대에 응답할 때다. 2007년 이승화는 타율 3할1리를 기록하며 롯데 미래를 책임질 외야수로 각광받았지만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다. 이후에는 그때 만큼의 성적이 나오지 않고 있다. 백업 외야수로 활약을 하던 이승화는 2011년 양승호 감독 부임으로 다시 기회를 얻었다. 양 전 감독은 이승화의 수비능력을 높게 사 주전 중견수를 맡겼고 대신 전준우를 3루수로 옮겼다. 그렇지만 그 실험은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김시진 감독부임 첫 해인 지난해 이승화는 다시 가능성을 보여줬다. 시즌 중반 주전 좌익수 자리를 차지하며 타율 2할5푼3리로 활약을 펼쳤지만 주루 도중 무릎부상을 당하면서 페이스가 꺾었다. 주전 자리를 보장받지 못한 이승화는 다시 올해 경쟁을 벌였고 결국 승자가 됐다.
시즌 초 롯데 성적의 키를 이승화가 쥐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전준우-손아섭이 버티는 외야에 이승화가 들어온다면 롯데 외야는 물샐 틈이 없어진다. 전준우가 발목수술 여파로 아직 100% 컨디션이 아닌데, 수비 범위가 넓은 이승화가 있기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이승화가 중견수로, 전준우가 좌익수로 출전할 수도 있다.
타석에서도 이승화는 빠른 발로 작전수행 능력이 좋은 편이다. 상위타선에서 테이블세터로 활약할 수도 있고, 하위타선에서 연결고리 역할까지 수행이 가능하다. 물론 이 모든 것들은 이승화가 주전 자리를 지켰을 때 이야기다.
이승화가 좌익수 자리에 안착한다면, 롯데 야수진에는 약점이 사라진다. 과연 2014년 이승화가 주전으로 재도약하는 한 해가 될 것인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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