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에서 이뤘던 신한은행의 챔프전 7회 우승 신화가 막을 내린다.
신한은행은 28일 안산와동체육관에서 벌어진 우리은행 2013-2014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라이벌 우리은행을 76-71로 물리쳤다. 2패 뒤 첫 승을 챙긴 신한은행은 29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펼쳐지는 4차전에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릴 기회를 잡았다.
4차전은 신한은행이 안산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가 될 전망이다. 신한은행이 다음 시즌부터 인천으로 연고지를 옮기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의 ‘안산시대’가 공식적으로 막을 내리는 셈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와동체육관이 낙후되어 있는데다 안산시의 협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경기장 수용인원이 워낙 적어 관중동원에도 문제가 있었다. 그동안 안산시민들이 농구단을 많이 사랑해주셨다. 안산에서 우승도 참 많이 했다. 그런데 막상 떠나려고 하니 죄송스럽고, 발길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털어놨다.
신한은행은 지난 2004년 여자농구명문 현대농구단을 인수하면서 안산에서 새롭게 태어났다. 2005년 여름리그서 첫 우승을 차지한 신한은행은 2007년 겨울리그부터 6년 연속 통합우승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지난 10시즌 동안 안산시민들은 7번의 챔프전 우승을 맛보며 농구에 흠뻑 빠져들었다.

당사자들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2005년부터 신한은행에서 코치로 일했던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와동체육관에 온풍기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훤히 알 정도로 안산이 친숙했다. 그는 “정이 많이 든 곳이다. 이곳에서 우승을 하려니 마음이 복잡하다”고 했다.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은 “선수들이 안방에서 우승을 내주기 싫은 모양이다. 체력이 되는 한 내일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담담하게 마지막 경기를 준비했다.
주장 최윤아는 “안산에서 내일 하는 것이 마지막 경기일 수 있다. 안산 시민들에게 좋은 기억을 남겨드리고 싶다. 안산에 10년 정도 있었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감상에 젖었다. 신한은행으로서는 4차전에 반드시 이겨야 할 이유가 또 하나 있는 셈이다.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