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참, 미치겠네".
한화 김응룡(73) 감독이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개막전이 우천으로 연기됨에 따라 월요일 경기로 편성, 한화는 시작부터 고난의 8연전 행군을 치르게 됐다. 30~31일 사직 롯데전에 이어 1~3일 대전 삼성전, 4~6일 문학 SK전까지 만만치 않은 일정이다.
이날 경기가 우천으로 연기되자 김응룡 감독은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공교롭게도 우천연기 결정 이후 비가 잠시 멎었다. 김 감독은 "이 정도 내리면 경기를 해야지. 2시 시작인데 너무 빨리 결정한 것 아닌가. 경기를 해야 하는데, 이거 참 미치겠네"라고 답답해 했다.

이어 김 감독은 "우리는 경기를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롯데는 우리와 경기한 다음 쉬는데"라며 우천 연기에 따른 피해가 크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실제로 롯데는 한화와 개막 2연전 이후 3일 휴식을 갖는다. 외국인 선발 크리스 옥스프링이 이른바 '+1'으로 불펜 대기한다.
하지만 비는 그치지 않았고, 김 감독도 애써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나는 비를 좋아한다. 좋은 징조"라며 웃은 뒤 "오늘 깝깝하게 됐다. 호텔에서 뭐 하나"라고 되물었다. 나머지 개막 3경기가 열린다는 이야기에 김 감독은 "그래, 빨리 가서 야구나 봐야겠다"며 서둘러 짐을 정리하고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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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