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프로야구 다승왕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데니스 홀튼(35)이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치른 데뷔전에서 명성에 걸맞는 호투로 첫 승을 신고했다.
홀튼은 29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개막전에 선발로 마운드에 올라 6이닝 4피안타 6탈삼진 3볼넷 1실점으로 잘 버텼다. 홀튼의 역투 속에 팀이 2-1로 승리하며 홀튼은 국내무대 첫 승리도 달성했다.
홀튼은 1회부터 5회까지 매 이닝 탈삼진을 최소 하나씩 만들어냈다. 홀튼이 피칭을 마치는 시점까지 쌓은 탈삼진은 총 6개였다. 다른 투수에 비해 빠르지 않은 공으로도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으며 삼진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이 돋보였다.
삼진을 잡는 결정구는 대부분 포심 패스트볼이었다. 130km대 중후반에서 140km대 초반으로 구속은 평범했지만,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들어온 빠른 볼은 충분히 효과적이었다. 6개의 삼진 중 마지막 공이 포심 패스트볼이었던 것이 4번이었고, 커브와 서클 체인지업이 각각 하나씩이었다.
2스트라이크 이후에 스트라이크존 복판으로 들어온 포심 패스트볼에 삼성 타자들은 쉽사리 대처하지 못했다. 삼성 타자들이 당한 6개의 삼진 중 3개는 루킹 삼진이었다. 절반은 방망이를 낼 생각도 하지 못했을 정도로 예상 밖의 공이 들어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했다는 의미다. 그야말로 수싸움의 승리였다.
피해가지 않는 적극적인 승부도 좋았다. 투구수가 쌓인 5회 이후 구위가 떨어지며 스트라이크 존에서 확연히 벗어나는 볼과 타자의 방망이 중심에 맞는 공이 늘어나기도 했지만, 4회까지 보인 공격적인 투구는 유리한 볼카운트로 이어져 초반 홀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홀튼은 4회까지 만난 16명 중 11명을 상대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가져갔다.
구위가 전성기와 달랐고, 상대 도루를 저지하지 못한 점 등은 향후 문제가 될 수도 있지만 노련한 피칭은 충분히 국내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홀튼은 개막전을 통해 증명했다. KIA도 홀튼의 활약으로 확실한 에이스가 될 재목을 얻었다는 것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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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