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구안+힘’ 스캇, 진짜가 나타났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3.29 17: 27

진짜가 나타난 것일까. 한 경기 결과만 놓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런 가능성을 보여주기는 충분한 개막전이었다. 루크 스캇(36, SK)이 팀 패배에도 빛나는 활약을 선보였다.
스캇은 2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시즌 첫 경기에서 2타수 1안타(1홈런) 1타점 2볼넷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135홈런의 주인공으로 큰 관심을 모았던 스캇이 첫 경기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겨준 것이다.
시범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공을 보겠다고 공언했던 스캇은 2할6푼7리라는 타율에 비해 출루율(.425)가 높아 기존의 목표를 달성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많은 공을 보며 그만큼 많은 볼넷을 골랐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2개의 홈런을 기록했고 11경기에서 8타점을 수확하며 기회에서 강한 면모를 과시하기도 했다.

시범경기를 통해 몸을 푼 스캇은 정규시즌 첫 경기부터 폭발했다. 첫 타석에서 상대 선발 앤디 벤헤켄의 제구가 흔들리는 것을 놓치지 않고 차분하게 볼넷을 고른 스캇은 0-1로 뒤진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동점 솔로홈런을 때렸다. 풀카운트 승부에서 밴헤켄의 직구(141㎞)가 낮게 형성되며 스캇의 몸쪽을 파고 들었는데 이를 기다렸다는 듯이 걷어 올리며 우중간 담장을 넘기며 비거리 125m의 대형 홈런을 때려냈다. 완벽한 스윙,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하는 스윙이었다.
6회 세 번째 타석에서도 밴헤켄과 끈질긴 승부를 벌였다. 비록 1루 땅볼로 물러나긴 했지만 1B-2S의 불리한 카운트에서 수 차례 파울을 걷어내며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다. 10구까지 끌고가며 밴헤켄의 투구수를 불렸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들어선 8회 네 번째 타석에서는 한현희의 제구가 흔들리자 역시 욕심을 내지 않고 볼넷을 골라 나갔다. 네 번의 타석에서 세 차례 출루했다.
스캇은 전성기보다 파워가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0대 중반에 이른 나이를 고려하면 당연한 일이다. 때문에 메이저리그 경력 막판에는 최대한 스트라이크존을 좁히고 존 바깥으로 벗어나는 공에 대해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는 전략으로 선회했다. 그런 모습이 한국무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이 노린 공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스윙으로 장타를 만들어내고 있다. 보통 파워가 강하면 선구안이나 정확도, 혹은 출루율이 떨어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인데 스캇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가능성을 선보인 것이다. SK는 이날 공방전 끝에 3-8으로 패했지만 스캇의 가능성은 한가닥 위안이 되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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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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